
퇴직연금 실물이전은 연금계좌에서 운용 중인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다른 금융사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연금 사업자 간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말 도입됐다. 이전까지는 연금 사업자를 옮기려면 가입 중인 상품을 모두 팔고 현금화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원치 않는 시점에 ‘손절’하거나 중도해지 수수료를 부담해야 했다.
‘연금 이사’가 자유로워지면서 은행에서 짐을 싸 증권사로 이동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 이후 올 상반기까지 증권사로 유입된 자금은 1조3055억원이다. 같은 기간 은행권에서는 1조1847억원이 빠져나갔다.
증권사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높고 수수료가 낮은 게 자금이 옮겨가는 배경으로 꼽힌다. 고용노동부가 업권별로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증권사 평균 수익률이 6.33%로 가장 높았다. 생명보험(4.43%) 은행(4.25%) 손해보험(3.93%) 등이 뒤를 이었다. 투자자가 부담해야 하는 총비용은 손해보험(연 0.339%) 업권이 제일 낮았고, 증권(연 0.345%) 생명보험(연 0.371%) 은행(연 0.474%) 순으로 높아졌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사전조회 서비스는 기존에 가입한 퇴직연금 사업자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이동하려는 사업자를 지정해 조회하면 어떤 상품을 그대로 이동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후에 옮기려는 금융사 계좌를 개설하고 이전을 신청하면 연금 이사가 끝난다.
연금 전문가들은 수익률과 수수료 외에도 연금 상품 구색 등을 고려해 사업자를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한 증권사 퇴직연금 담당 임원은 “상품을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라면 금융사가 투자자 성향에 맞춰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며 “포트폴리오를 교체하는 데 얼마나 시간이 소요되는지 등 거래 편의성도 선택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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