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2025 전시관 인근엔 218㎡ 규모의 주택 한 채가 자리했다. 외관상 거실과 방 두개를 갖춘 평범한 집처럼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인공지능(AI)를 기반으로 가전, 가구, 냉난방공조(HVAC) 등이 다 연결된 집이었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주거모델로 제시한 '스마트 모듈러(조립식) 홈'이다. 이 모듈러 건축은 사물인터넷(IoT), 엔터테인먼트, 넷 제로 에너지, 수면, 스마트싱스 프로 등 6개 콘셉트를 기반으로 거실, 현관 등 공간이 각각의 용도에 맞게 설계됐다. 집 도어락에 휴대전화를 접촉하자 문이 자동으로 열렸고, 현관에 들어서자 AI CCTV와 스마트 도어락 등 보안 솔루션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어 거실로 들어섰더니 불이 켜지고 커튼이 열렸다. 창고 공간에는 빌트인으로 설치된 태양광 패널과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환기장치(ERV)가 있다. 이 장치들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넷 제로 홈'을 구현할 수 있다.
이 주택은 만드는데는 일주일, 설치는 하루 만에 가능하다. 삼성물산이 짓고, 삼성전자가 스마트홈 솔루션 및 가전을 턴키로 공급한다. 삼성전자는 실제 국내에서 일주일 만에 이 집을 제작한 뒤 베를린으로 운송해 단 하루 만에 조립을 마쳤다. 박찬우 삼성전자 부사장은 “수도권 내 단독 주택의 건설 비용이 10억 원이라고 가정하면 모듈러 주택은 3분의 1까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모듈러 주택의 수요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유럽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박 부사장은 “독일은 모듈러 주택 비중이 7% 수준이고 북유럽은 30~40%에 달한다”며 "이번 IFA를 기점으로 모듈러 건축에 AI 홈 기술을 더한 스마트 모듈러 홈 솔루션을 본격 상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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