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활용해 최대 3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 역대 최대 규모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통해서다. 수혈한 자금은 지난해부터 악화하는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 업황이 악화하는 가운데 2차전지 등 신사업 투자가 지속돼 LG화학의 순차입금은 작년 1분기 15조3890억원에서 올 2분기 23조4130억원으로 52.1% 늘었다.

PRS는 자회사 지분을 약정 기간 동안 매수자(금융회사)에게 넘긴 뒤, 계약 만기 시 주가가 기준가를 밑돌면 기업이 매수자에게 손실을 보전하는 파생상품이다. 해당 기간 기업은 매수자에게 회사채 금리 이상의 이자를 지급한다. 이번 LG화학의 PRS 계약은 기존 최대 규모인 SK이노베이션의 SK온 지분 PRS 계약(2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주식 1억9150만 주(8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LG화학은 수개월 전부터 복수의 증권사와 PRS 계약 체결을 논의해왔고, 실무 검토를 대부분 완료했다. 지난 6월 LG에너지솔루션 교환사채(EB) 발행 당시 설정한 90일간의 추가 지분 매도 금지 기간이 끝나는 이달 말 PRS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계약 규모가 최대 3조원에 이르는 대형 계약인 만큼 증권사들이 신디케이션을 구성해 물량을 받아낸다. 한 증권사당 5000억원어치씩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인수할 예정이다. PRS 연 이자율은 LG화학 회사채 3년 만기 금리인 연 3%보다 1~1.5%포인트 높은 연 4~4.5%대에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LG화학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유동화를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번 대규모 PRS 발행은 이 같은 재무 부담을 완화해 신사업 투자를 차질 없이 수행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열린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전방 산업 부진이 지속되고 고성장, 고수익 사업 쪽으로의 전환을 위한 투자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 보유 지분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전략적으로 사용할 자원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PRS 계약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차입금 상환에 우선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들어 LG화학은 사업부 매각과 회사채 발행 등으로 3조6000억원을 조달했다.
다만 EB 발행에 이어 PRS까지 LG화학의 유동화 대상이 된 LG에너지솔루션 주가에는 단기적으로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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