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노원구에 3000가구 넘는 공동주택을 조성하는 ‘백사마을’ 재개발 사업이 철거율 50%를 넘어서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사업성 개선을 통해 700가구 이상 규모를 키운 만큼 공급 확대 및 저소득 가구 주거 안정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서울시는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총 1150채 가운데 611채를 철거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 5월 본격적으로 철거에 착수한 지 4개월 만이다. 시는 2029년 입주를 목표로 오는 12월까지 해체 공사를 마친 뒤 첫 삽을 뜨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렸던 백사마을은 1960년대 도심 개발로 청계천·영등포 등에 살던 철거민 1100여 명이 불암산 자락에 정착하면서 형성된 곳이다. 2009년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후 2012년 국내 최초 ‘주거지 보전사업’으로 추진됐다. 낮은 사업성, 사업자 변경 등을 이유로 16년간 진척이 없었다. 주거지 보전은 저층 주거지 등 마을 일부를 보존하고 아파트와 주택을 결합하는 형태의 재개발 방식이다.
지난달 정비계획을 변경한 백사마을은 최고 35층, 26개 동, 3178가구(임대주택 565가구 포함) 규모로 재정비된다. 서울시는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와 함께 백사마을 일대를 ‘주거보전용지’에서 ‘공공주택용지’로 변경했다. 사업성 보정계수 최대치인 2.0을 적용하고, 소셜믹스(분양·임대주택 혼합)를 통해 용적률 60%를 추가 확보했다. 기존(2437가구) 대비 741가구를 추가로 조성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서울시는 무허가 건물에 거주하던 세입자가 인근 임대주택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재개발을 마치면 재정착을 위한 사업지 내외에서 임대주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날 현장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철거 진행 과정을 직접 점검했다. 오 시장은 “백사마을은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통합의 상징’으로 재탄생할 것”이라며 “신속한 사업 추진으로 공급 계획을 차질 없이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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