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제대로 된 상승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박스권에 갇힌 모양새다. 증권가는 기업 실적 둔화와 정책 불확실성 탓에 당분간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국면에선 실적 개선 움직임과 투자 포인트가 명확한 종목을 담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지난달 코스피지수는 주요국과 비교해도 약세였다. 이 기간 미국 S&P500지수는 3.56% 올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8.37%, 일본 닛케이225는 4.70%, 대만 자취안지수는 3.41% 상승했다.
그동안 국내 증시 강세를 주도한 방위산업·원자력발전·금융 부문의 주요 종목 주가도 시원찮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1일부터 이달 5일까지 2.02% 내렸다. 같은 기간 두산에너빌리티(0.65%) 신한지주(-0.77%) 등도 제자리걸음을 했다.
3분기 실적 시즌 기대도 크지 않은 분위기다. 미국의 관세 부과 등에 따라 실적 부담이 커진 까닭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증권사 세 곳 이상이 실적을 전망한 184개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62조4397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63조3067억원)보다 1.37%, 석 달 전과 비교하면 4.71% 줄어든 수치다. 184개 상장사 중 한 달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된 곳은 63개에 불과했다.
일각에선 주가의 ‘기초체력’ 격인 주당순이익(EPS)도 상승 폭이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엔 완만하게 오른 코스피지수 12개월 선행 EPS가 연내 상승 폭을 줄인 뒤 내년엔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장기 상승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코스피지수는 연초 대비로는 33.61% 올랐다. 주요 증시 중 여전히 수익률이 가장 높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가 빠르게 오른 만큼 이를 소화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며 “시장이 업종 순환매를 거치며 바닥을 다진 뒤 중장기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단기 불확실성이 있지만 여전히 금리 인하와 정책 등에 기반한 상승 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체 데이터플랫폼 한경에이셀에 따르면 조선업은 이달 초 기준으로 애널리스트들의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전망치가 가장 크게(4.34%) 상향된 업종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조정을 받은 조선, 방산, 은행, 증권 등 주도주들은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다”며 “관세 무풍지대, 글로벌 수요 확대, 거버넌스 개선 등의 소재가 재차 부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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