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김상민 전 부장검사를 9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김 전 검사는 이날 오전 9시49분께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있는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그는 조사 전 취재진을 만나 “저도 수사를 오랫동안 해 온 사람이지만 수사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 확증 편향의 오류”라며 “지금 특검 수사를 통해 누설되고 있는 많은 수사 관련 정보들이 오해와 확신에 기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 부분에 대해 상세히 소명하고 나오겠다”고 했다. 김 전 검사는 "공천 청탁 목적으로 그림을 건넨 것인가", "국가정보원 특보 임명에 김 여사가 관여했나" 등 취재진의 다른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작년 4·10총선 당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선거구인 경남 창원 의창에 김 전 검사를 출마시키려고 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는 지난 4월 검찰 조사에서 “김 여사가 ‘조국 수사 때 김 전 검사가 고생을 많이 했으니 챙겨주라’며 ‘선거 이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전 검사는 공천에서 탈락(컷오프)했고 넉 달 만인 작년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가 공천 청탁과 국가정보원 법률특보 자리를 대가로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집중 추궁할 전망이다. 특검은 지난달 29일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 씨의 장모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우환 화백의 작품 ‘점으로부터 No. 800298’의 구매자를 김 전 검사로 특정했다. 특검은 당시 대검찰청 공판2과장으로 재직 중인 김 전 검사가 2023년 1월 이 작품을 약 1억4000만원에 사들인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이 그림이 위작일 수 있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특검팀은 한국화랑협회와 한국미술품감정센터에 이 그림의 감정을 의뢰했는데 각각 '위작'과 '진품' 판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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