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 강릉에서 기록적 가뭄으로 재난 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시민들이 극단적인 절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변기 대신 페트병과 요강을 사용하고, 설거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식판에 비닐을 씌우는 등 다양한 '생존 방식'이 온라인에 공유되고 있다.
9일 강릉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절수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글이 이어졌다. 한 시민은 가족이 페트병에 소변을 모아 물이 나올 때 한꺼번에 내린다고 밝혔으며, 다른 이는 "가족 수대로 요강을 구매했다"는 경험담을 전했다.
샤워 대신 페트병과 전용 분무기를 활용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한 시민은 "생수만 붓기엔 낭비가 심해 분무기 마개를 구입해 아이 씻기는 데 썼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이에 "아이 씻길 때 물을 데워 사용하겠다", "캠핑용 샤워기를 추천한다"는 공감 댓글이 달렸다.
설거지물을 줄이려는 노력도 두드러졌다. 한 시민은 아이에게 햇반과 연두부 등을 제공해 설거지를 최소화한다고 밝혔고, "일회용 식기를 사용해라", "밀키트를 이용하면 된다", "그릇에 비닐 씌워서 쓰고 버려라" 등 다양한 의견이 이어졌다.
강릉시는 지난 6일부터 홍제정수장 급수 구역 아파트와 숙박시설에 제한 급수를 실시했다. 이어 시민들에게 1인당 생수 12ℓ를 지급하며 절수 운동을 독려하고 있다. 사회복지시설 65곳도 식판에 비닐 커버를 씌워 물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물 부족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9일 오전 기준 강릉 지역 생활용수의 87%를 담당하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2.3%로 평년(70.9%)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4주 내 5%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강릉시는 24년간 봉인됐던 평창 도암댐 도수터널 물 방류 여부를 검토 중이다. 강릉시는 수질 검사와 시민 의견 수렴을 거쳐 이르면 10일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다만 정밀 검사 결과는 최소 일주일 뒤에야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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