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시의 새 작품이 영국 런던의 왕립 법원 건물에 등장했다. 그러나 법원 측은 발견 1시간 만에 작품을 가렸으며, 곧 지우겠다고 밝혔다.
뱅크시는 8일(현지 시각) 자신의 SNS 계정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왕립 법원 외벽에 그려진 벽화가 자기 작품임을 인증했다.
뱅크시는 1990년부터 활동한 영국 태생의 그라피티(길거리 벽화) 화가다. 주로 정부 비판과 사회 이슈에 대한 풍자를 공개된 장소에 몰래 그린 뒤, SNS를 통해 본인 작품임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다.
해당 그림은 런던 왕립 법원(Royal Courts of Justice)의 퀸스 빌딩 외벽에 등장했다. 판사가 법봉을 들어 시위대를 공격하는 장면을 묘사한 벽화로, 시위대의 피켓에는 피가 튀어 있다. 쓰러진 시위대가 손을 들어 판사를 막으려 하지만, 판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법봉을 내리치는 모습이다.
이 벽화는 특정 인물이나 사건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지만, 이틀 전 런던에서 벌어진 친팔레스타인 시위와 대규모 체포를 암시한 것으로 추측된다. 당시 현지 경찰은 약 900명의 시위대를 체포한 바 있다.
이는 영국에서 지난 7월 제정된 테러방지법에 따른 것으로, 법원은 최대 14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해당 법안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결국, 법원 측은 즉각 조치에 나섰다. 영국 왕립 법원은 그림을 대형 비닐과 금속 벽으로 가렸다. 현지 경찰은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법원 대변인은 벽화를 그려놓은 건물은 영국의 문화유산이라며 "원형 자체를 유지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치권에서도 부정적 반응이 나왔다. 노동당 상원의원 해리엇 하먼은 "의회는 법을 만들고, 판사들은 해석할 뿐이다. 판사들이 시위를 탄압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뱅크시는 이전에도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뱅크시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분리하는 장벽 앞에 세운 '월드 오프(Walled Off) 호텔' 내부에는 여러 작품이 전시돼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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