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인사수석에 관료 출신인 조성주 한국법령정보원 원장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행정고시 38회 출신인 조 원장은 인사혁신처 차장, 소청심사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낸 인사 전문가다. 강 비서실장은 “인사정책 이해도가 뛰어나다”며 “국민에게 충직하면서 성과를 내는 공직 문화를 조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관급인 대통령실 인사수석은 노무현 정부 때 신설됐다가 이명박 정부에서 폐지됐다. 이후 박근혜 정부 때 부활돼 문재인 정부까지 유지됐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다시 폐지됐다. 이재명 정부도 초반에는 인사수석을 두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런 와중에 이 대통령 최측근인 김현지 총무비서관과 김용채 인사비서관이 주요 인사를 좌지우지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대통령이 인사수석을 둬 인재 발굴과 검증 등 체계적 인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제언이 많았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는 등 인사 실패 사례가 이어지면서 이런 목소리는 커졌다. 대통령실은 애초 “인사시스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냈지만 논란이 계속되자 시스템을 보완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인사수석 신설은 인사검증 시스템 보완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풀이된다. 조 내정자는 인사 추천과 검증 등을 총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조 내정자가 이 대통령 측근인 기존 인사라인과 역할을 어떻게 나눌지가 관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에는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18기)인 위철환 변호사가 지명됐다. 위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지낸 법조인 출신으로 지난 대선 때 ‘이재명 지지 선언’에 이름을 올린 전국 변호사·법학교수 566명 중 한 명이다. 국민통합위원장에 임명된 이 전 처장은 이명박 정부 때 법제처장을 지낸 보수 원로 인사다. 지난 대선 때는 이 대통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냈다. 합리적 보수 인사로 진보 진영에도 적지 않은 조언을 해왔다.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에는 김진애 전 의원이 임명됐다. 제18·21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 위원장은 지난 21대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열린민주당 소속 비례대표로 출마해 당선됐다. 임기 중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의원직을 내려놨다.
신설되는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 위원장(장관급)에는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프로듀서가 내정됐다. 박 대표프로듀서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공동 위원장을 맡게 된다. 강 비서실장은 박 내정자에 대해 “K컬처 세계화와 관련해 대한민국의 상징처럼 돼 있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여성가족부 차관에 정구창 전 여가부 기획조정실장, 재외동포청장에 김경협 전 의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에 임채원 경희대 교수,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에 김용석 의정부도시공사 사장을 임명하는 차관급 인사도 단행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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