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기업인 오라클이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마감 후 거래에서 27% 급등했다. 새로운 클라우드 계약을 바탕으로 막대한 성장 전망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오라클의 이번 실적은 LSEG 컨센서스와 비교했을 때 다소 부진했다. 조정 후 주당순이익(EPS)은 1.47달러로 시장 예상치 1.48달러에 못 미쳤고, 매출은 149억 3000만 달러로 예상치 150억 4000만 달러를 소폭 하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133억 달러에서 12% 증가했다. 순이익은 29억 3000만 달러(주당 1.01달러)로, 전년 동기 29억 3000만 달러(주당 1.03달러)와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회사는 미인식 계약 매출이 4550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전년 대비 359%나 증가한 규모다. 같은 분기 오픈AI는 오라클과 협약을 맺고 미국 내 데이터센터 용량 4.5GW를 확보하기로 했다.
오라클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와 더불어 엔비디아 그래픽저장장치(GPU)를 확보한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을 통해 AI 붐의 최대 수혜 기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사프라 캐츠 오라클 CEO는 성명에서 이번 분기 세 개 고객사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대형 계약 네 건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오라클은 이번 분기에 구글의 제미나이 인공지능(AI) 모델을 자사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라클 공동 창업자이자 회장,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래리 엘리슨은 10월에 오라클 AI 데이터베이스 서비스를 출시해, 오픈AI 및 다른 회사의 AI 모델을 고객 데이터와 결합해 구동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라클은 8월 자사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에 오픈AI의 최신 GPT-5 모델을 탑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오라클은 이번 분기에 33억 달러의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55% 증가한 수치다. 직전 분기 성장률은 52%였다.
성명에 따르면 오라클은 2026회계연도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을 180억 달러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2025회계연도 약 100억 달러 대비 77% 성장을 의미한다. 회사는 2027년 320억 달러, 2028년 730억 달러, 2029년 1140억 달러, 2030년 1440억 달러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버코어 애널리스트 커크 마터네는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이 2029회계연도에 10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 오라클 전망치는 이를 크게 상회했다.
오라클은 2026회계연도 2분기 조정 EPS를 1.61~1.65달러, 매출 성장률을 14~16%로 제시했다. 애널리스트 예상치는 EPS 1.62달러, 매출 162억 1000만 달러(성장률 15%)였다.
사프라 캐츠 CEO는 애널리스트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자본 지출(CAPEX)은 약 350억 달러에 달할 것이며, 이는 전년 대비 65% 증가한 규모라고 밝혔다.
오라클 주가는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날 종가 기준 올해 들어 45%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는 11% 상승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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