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11일 09:5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1200조원이 넘는 국민 노후 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의 수장 교체 작업이 정권 교체 여파로 표류하고 있다. 기금운용본부장(CIO) 교체 시점까지 겹치며 기금운용 컨트롤타워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국정감사에서 홈플러스 사태 등을 놓고 어느 때보다 거센 공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의 임기가 지난달 31일로 만료됐지만, 후임 이사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도 꾸려지지 않고 있다. 준정부기관 임원은 경영실적평가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하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임기 중 정권이 바뀐 만큼 연임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김 이사장은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라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한다.
국민연금 이사장 인선은 보건복지부가 공단 이사회에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을 요청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국민연금 내외부 인사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는 모집공고를 통해 접수된 서류를 검토하고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자를 3~5명으로 압축한다. 장관이 이 중 한 명을 제청하면서 대통령이 최종 임면하는 절차다.
하지만 작년 말 비상계엄 여파로 조기 대선이 치러지고, 정부 부처 인사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국민연금을 비롯한 산하기관의 임원 인선 작업들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김 이사장과 비슷한 시기에 임기를 시작한 서원주 국민연금 CIO도 1년 연임을 거쳐 올해 1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마찬가지로 후임 인선 작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 내부에선 다음달 열리는 국정감사 준비에 진땀을 빼고 있다. 특히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법정관리 신청을 두고 의원들의 강도 높은 공세가 전망되는 만큼 기금운용본부 내 관련 부서에서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2015년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 과정에서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5826억원을 투자했는데, 홈플러스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을 하는 사모펀드를 위탁운용사로 선정해서는 안 된다"는 여러 의원의 질타를 받은 바 있는데, 올해 한층 강도 높은 국정감사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및 확대 적용을 비롯해 금융당국의 평가 개입 여부 등에 대한 질문 공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국정감사에도 김 이사장이 직접 출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운용 성과뿐만 아니라 책임투자 원칙에 대한 정치권의 전방위 검증대에 서게 될 것"이라며 "국감 리스크가 겹치면서 국민연금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의 리더십 공백과 정치적 압박이 맞물리며, 올해 국정감사가 사실상 차기 국민연금 수장의 '청문회 전초전'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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