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0일 역사적 최고가를 새로 썼다. 미 증시 훈풍 속에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곧 일단락 될 것이란 기대와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 모멘텀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증시 상승에 베팅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대규모 매집에 나서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4.48포인트(1.67%) 오른 3314.53으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수는 이날 2021년 7월6일 기록한 종가 기준 직전 최고치 3305.21을 넘어서는 데 성공하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장중엔 3317.77까지 올라 2021년 6월25일 기록한 장중 기준 최고치인 3316.08을 4년3개월 만에 돌파하기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쌍끌이 매수'에 나서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5007억원과 1조63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도 333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지수가 상승하자 차익 실현에 나선 개인은 2조538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그동안 박스권에 갇혔던 코스피지수가 3200선의 저항선을 뚫고 급등한 건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완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1일 예정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주식 양도세를 내는 대주주 기준을 원안 10억원에서 현행 50억원 유지로 발표할 것이란 기대가 시장에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박성철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그동안 세제 개편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돼 코스피지수가 3000~3200선의 박스권에서 맴돌았었다"며 "대통령실에서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현행 유지하는 방향으로 발표할 것이란 기대가 선반영돼 이날 지수가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증시가 횡보할 때는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사면 SK하이닉스를 팔고, 반대로 SK하이닉스를 사면 삼성전자를 파는 등 페어로 트레이딩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오늘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모두 사들였는데, 코스피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외국인이 많아지면서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강하게 순매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KB금융(7.01%) 하나금융지주(4.56%) 우리금융지주(4.25%) 신한지주(3.37%) 등 금융주와 키움증권(7.79%) 유진투자증권(6.25%) 한국금융지주(6.15%) 부국증권(5.97%) 현대차증권(5.94%) 등 증권주가 급등했다. 또 두산(5.92%) DB(4.67%) 한화(2.79%) HL홀딩스(2.7%) 등 지주사주도 강세로 마감했다.
SK하이닉스(5.56%)와 삼성전자(1.54%)를 비롯해 원익IPS(9.25%) DB하이텍(8.62%) 한미반도체(3.93%) 등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였다.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의 실적 가이던스(전망치) 호조와 대만 TSMC의 패키징 수요 폭증 소식에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효성중공업(11.26%)을 비롯해 HD현대일렉트릭(8.53%) LS일렉트릭(5.47%) 등 전력기기주도 급등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전력망 노화로 향후 10년간 5480억유로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인프라 투자에 따른 수혜 기대가 반영됐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8.18포인트(0.99%) 오른 833.0으로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027억원과 479억원어치를 사들인 반면 개인이 1383억원어치를 팔았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은 등락이 엇갈렸다. 삼천당제약(5.69%) 레인보우로보틱스(3.41%) 알테오젠(1.99%) HLB(1.71%) 클래시스(0.35%) 리노공업(0.3%) 등이 오른 반면 파마리서치(-4.61%) 에코프로비엠(-1.78%) 휴젤(-0.91%) 에코프로(-0.81%) 펩트론(-0.34%) 에이비엘바이오(-0.1%) 등이 내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3원 내린 1386.6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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