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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전문가들이 메디포스트 키우는 법 [PEF 밸류업 사례탐구]

입력 2025-10-14 08:42   수정 2025-10-15 16:08

이 기사는 10월 14일 08:4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3년 전 사모펀드(PEF)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와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가 손잡고 바이오기업 메디포스트 경영권을 인수했을 때 시장에선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두 곳 모두 반도체 등 IT에 주로 투자하는 테크 전문 PEF이기 때문이다. 바이오 기업은 임상만 수년이 걸리는데다 성공 여부도 불투명한큼 정해진 기간 안에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PEF가 달려들기 쉽지 않은 영역이다.
테크 전문 PE가 바이오에 배팅한 이유
그럼에도 스카이레이크와 크레센도가 바이오 기업에 베팅한 건 이유가 있었다. 메디포스트는 일반 바이오기업과는 달랐다. 메디포스트는 제대혈은행 시장 점유율 70%를 점유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메디포스트의 줄기세포 기반의 무릎 연골 치료제 '카티스템'의 글로벌 확장성에 주목했다.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갖췄다고 본 셈이다.

PEF는 미국·일본 등 해외에는 카티스템과 같은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글로벌 임상에 성공해 시판 허가를 받으면 국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시장이 열린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제약 시장 규모는 일본이 한국의 3~4배, 미국은 10배 이상 크다.



메디포스트는 글로벌 무대에 도전하려면 든든한 지원군이 필요했다. 해외 임상비용만 수천억원에 달하고, 각국의 규제 대응과 함께 네트워크 구축까지 가야할 길이 멀었다. 메디포스트 창업자 양윤선 전 대표(현 고문)의 고민이 깊어졌던 시기에 스카이레이크의 민현기 대표가 해외 진출 파트너를 제안했고, 같은 시기 크레센도의 이기두 대표도 투자 검토에 뛰어들었다. 두 운용사는 평소 인연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공동 인수로 뜻을 모았다.

두 PEF는 메디포스트 경영권 인수를 위해 2118억원을 투입했다. 2022년 1400억원을 들여 메디포스트 경영권을 인수했고 이듬해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718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현재 스카이레이크(22.28%)와 크레센도PE(20.91%)가 공동 최대주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창업자 양 전 대표는 소수 지분을 남긴 채 고문으로 영업·대외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수익 내는 바이오 회사로 체질 개선
스카이레이크와 크레센도가 메디포스트를 인수한 또 다른 이유는 밸류업을 통한 경영 효율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인수 이후 스카이레이크의 김영민 대표와 안영욱 상무, 권흥선 부장이 메디포스트의 밸류업 총대를 메고 회사 체질을 송두리째 바꿨다.

먼저 여러 곳에 분산된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성공 가능성이 높고 시장성이 큰 프로젝트 중심으로 재편했다. 약 만드는 공장에서는 효율이 떨어져 원료만 많이 쓰던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대 개선책을 찾았다. 활용도가 낮던 공장 부지와 장비는 과감히 정리하고, 이를 CDMO(위탁개발생산) 거점으로 돌려 새로운 매출원으로 쓰기로 했다. ‘수익도 내는 바이오 기업’으로 체질을 바꾼 것이다. 조직도 날렵해졌다. 7개 사업본부 체계를 4개로 줄이고, 줄기세포 화장품 자회사는 과감히 매각했다.

그 결과 매출은 2022년 613억원에서 지난해 741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손실을 냈던 회사는 2023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7억원을 기록했다. 주가는 한때 인수 직후 불확실성 탓에 7000원대까지 밀렸다가 반등했다. 최근 들어서는 1만4000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카티스템 '글로벌 임상' 속도전
2000년대 초 메디포스트는 성균관대와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연구팀과 함께 아기의 제대혈 속 줄기세포가 연골을 재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자체 배양 기술을 발전시켰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카티스템이다. 2005년 국내 임상에 착수했고, 2012년 식약처 허가를 받아 시판에 성공한 뒤 10년 넘도록 무릎 연골 치료제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메디포스트의 핵심 매출원이기도 하다. 지난해 기준 메디포스트 전체 매출(706억원)에서 카티스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0억원으로 30% 안팎을 차지한다.

PE들은 카티스템의 글로벌 임상 성공에 베팅했다. 일본에서는 인수 직전 2상 단계에 머물던 임상이 PE들의 인수 후 3상 환자 투여까지 완료됐다. 내년 말 결과 도출과 함께 사실상 허가 단계에 들어설 전망이다. 임상 성공 시 일본에서는 2027년 전후 상용화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E들이 주목하는 건 이 임상 성공이 곧 ‘아시아 첫 세포치료제 수출 사례’로 이어질 가능성이다. 무릎연골 재생을 목표로 한 세포치료제 중 미국·일본에서 상용화된 제품은 아직 없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끌고있는 건 미국 시장에서의 성패다. 카티스템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임상 3상 승인을 받아 최종 관문에 들어섰다. 이미 임상 설계 협의와 생산시설 검증을 마쳐, 곧바로 임상에 돌입할 수 있는 상태다. 미국 임상 3상은 수백 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효과를 최종 검증하는 단계로, 신약 허가를 위한 마지막 관문이자 ‘상업화 여부를 가르는 시험대’로 꼽힌다. 회사의 목표는 2028~2029년 BLA(생물의약품 허가) 획득, 2030년 전후 상용화다. 임상 가속화를 위해 메디포스트는 25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 유치에도 나섰다. 확보한 자금은 미국 임상 3상 지원과 글로벌 제조 인프라 구축에 투입될 예정이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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