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트 이시바’를 노리는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첫 후보가 나왔다.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69)이다. 이번 선거는 내달 4일 치러질 예정이다.
모테기는 10일 기자회견에서 “자민당과 일본 경제를 반드시 재생의 궤도로 되돌리겠다”며 총재 선거 입후보를 공식 표명했다. 지난 7일 이시바 시게루 총리(자민당 총재)가 사의를 표명한 뒤 차기 총재 도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모테기가 처음이다.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통상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되며 현재 제1당은 자민당이다.
모테기는 “(자민당은) 창당 이후 최대의 위기에 직면한 최악의 상황”이라며 “당과 정부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저의 모든 것을 이 나라에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음 세대에 확실히 바통을 넘길 수 있는 정치를 만들겠다”며 “2년 안에 재생의 길을 만들어 반드시 결과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투자 감세’를 통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평균 연봉을 3년 뒤 500만엔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2년 내에 높은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임금 인상을 정착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자민당이 ‘소수 여당’인 상황을 감안해 새로운 연립 체제를 모색하겠다는 의향도 밝혔다.
모테기는 자민당이 지난 7월 참의원(상원)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던 전 국민 1인당 2만엔 지급에 대해선 “보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야당이 요구하는 소비세 감세에 대해서도 “수권 정당으로서 재정에도 책임을 가져야 한다”며 신중한 의사를 드러냈다.
모테기가 총재 선거에 도전하는 것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다. 작년에는 1차 투표에서 6위에 그쳤다. 이번 총재 선거는 작년처럼 국회의원 및 당원·당우 표를 놓고 경쟁을 벌인 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두 명이 결선을 치르는 구조다. 모테기는 외무상, 경제산업상, 경재재정재생상 등을 역임했다. 당내 옛 파벌인 모테기파를 이끌었다.
모테기에 이어 잠룡들이 줄줄이 등판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자 아베'로 평가되는 우익 성향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64), 이시바 내각 2인자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64)이 출마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40대 기수'인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44)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까진 다카이치와 고이즈미가 '2강'으로 꼽힌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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