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지난 100일은 한마디로 ‘혼용무도(昏庸無道·어리석고 무능한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힌다)’의 시간이었다”고 비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나홀로독재당’으로 당명을 바꾸라”고 공세를 폈다. 전날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을 향해 ‘내란 청산’을 언급하며 강공을 펼친 데 맞불을 놨다는 분석이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독재’와 ‘폭주’라는 표현을 각각 8번, 7번 언급하며 정부·여당을 겨냥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여당 대표는 걸핏하면 ‘해산’을 운운하며 야당을 겁박하고 자신들의 전매특허인 ‘내란 정당’ 프레임을 씌워 일당 독재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를 비판하면서는 “역류와 퇴행의 국정 운영을 목도하면서 국가 권력을 내준 우리 당의 과오가 한탄스럽다”고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일부 의원은 “전한길 정당”이라고 야유를 보냈다. 여야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에서 처음으로 악수하고 공통 공약 추진을 위한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에 합의한 다음날 정 대표가 국민의힘을 공격하고, 이틀 뒤인 이날 송 원내대표가 반격하면서 협치는 당분간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송 원내대표는 여당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협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집권 여당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가 밤새 토론하고 협의하며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정치”라고 덧붙였다.
또 2065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가 156.3%에 달할 것으로 나타난 점을 거론하면서 모든 정부 예산을 원점에서 재평가하는 ‘제로베이스 예산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국회에 ‘여야정 재정개혁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후속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도소득세 부과 대주주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도 재차 밝혔다. 그는 “우리 당은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완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며 “민주당이 국가 경제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보완 조치 마련에 적극 호응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여야는 11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일부 쟁점 사항에 합의를 봤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별도 회동을 통해 ‘3대 특검법’ 개정안 일부를 수정 처리하기로 했다. 민주당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관련 특검 수사를 확대하는 3대 특검법을 보완해달라는 국민의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특검의 수사 인력 증원 과다, 3개월 기간 연장 문제 등을 지적했고 민주당에서 대부분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 대신 국민의힘은 금융감독위원회 설치 등 금융당국 조직 개편에 관한 법 개정에 최대한 협조하기로 했다.
정상원/이슬기/최형창 기자 top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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