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우익 단체 '터닝포인트 USA' 창립자이자 대표인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31)가 10일(현지시간) 미국 내 한 대학 행사에 참석했다가 총격을 받아 숨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루스소셜을 통해 커크의 피습 사실을 알렸고 이후 약 1시간 반 뒤 그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대한 그리고 전설적인 찰리 커크가 죽었다"라며 "미국에서 청년의 마음을 지니고 청년들을 그보다 더 잘 이해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그를 사랑하고 존경했으며, 특히 내가 그랬다"라며 "멜라니아와 나는 그의 아름다운 아내 에리카와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AP통신과 N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커크는 이날 유타주 유타밸리대학에서 그의 단체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했다. 대학 측이 당시 현장을 촬영한 영상을 바탕으로 미 언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그는 사고 직전 청중의 질문을 받고 총기 난사 사건과 총기 폭력에 대해 답변하고 있었다.
한 청중이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트랜스젠더 총기 난사범이 몇 명이나 되는지 아느냐"고 묻자 커크는 "너무 많다"고 답했고, 질문자는 거듭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전체) 총기 난사범이 몇 명이나 되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이에 커크는 "갱단 폭력을 포함 또는 제외한" 수치를 묻는 것이냐고 되물었고 그 순간 총성이 울렸다. 그 직후 커크의 왼쪽 목에서 피가 솟구치면서 그가 오른손을 목 위로 올리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AP는 수사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 대학에서 1명이 경찰에 연행됐지만 총격 용의자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용의자는 아직 체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당국의 공식 언급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총격이 커크를 겨냥해 한 발만 이뤄진 점 등을 보아 정치적인 동기의 암살 사건으로 추정된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커크는 2012년 18세의 나이에 보수주의 정치운동 '티파티' 활동가 윌리엄 몽고메리와 함께 '터닝포인트 USA'를 창단했다. 이후 2016년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자 그를 지지하는 운동을 펼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개인 보좌관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케이블 TV 방송에 자주 출연하며 보수 진영의 '문화 전쟁'에 깊이 관여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찬양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터닝포인트 행사에서 여러 차례 연설하며 이 단체의 활동을 독려해 왔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