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하라"…김병기 '격노'한 이유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3대 특검법(내란 김건희 해병대원) 개정안 여야 합의가 당 지도부 등과의 소통 없이 원내 지도부 중심으로 무리하게 이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청래 대표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청래(대표)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하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3대 특검법 개정 협상은 결렬됐다”며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된 원안대로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동안 당 지도부, 법제사법위원회, 특위 등과 긴밀하게 소통했다”고 밝혔다. 전날 여야 합의된 특검법 개정 과정에서 정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소통했다는 취지다. 김 원내대표는 “법안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수사 기간에 대한 여러 의견이 있었다”며 “그 의견을 국민의힘에 제안했으나 거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국 추가 협의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전날 문진석 민주당,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설명한 특검법 관련 합의안은 ▶수사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수사인력 증원을 최대 10명까지로 최소화하며 ▶수사기간 종료로 사건을 국가수사본부에 이첩한 뒤에도 특검이 계속 지휘하도록 한 내용은 삭제한다는 게 골자였다.

앞서 정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협상안은 제가 수용할수 없었고 지도부의 뜻과도 다르기 때문에 어제 바로 재협상을 지시했다”며 “원내대표가 고생을 많이 했지만 저희 지도부 뜻과는 다른 것이어서 많이 당황했다”고 말했다. 전날 특검법 개정 합의와 당 지도부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됐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 앞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이에 대해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원내대표가 의원들 대표해서 협상해온 것을 이런식으로 당대표가 뭉게면 어느 상대당이 원내대표와 협상하려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해 언론 앞에서 공식 발표한 내용을 단 몇 시간 만에 뒤집었다”며 합의 파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