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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령, 서정진, 강윤선의 닮은 점 [하영춘 칼럼]

입력 2025-09-15 08:19   수정 2025-09-17 11:01





KIA 타이거즈 팬들은 요즘 낙이 없다. KIA의 가을야구 진출이 가물가물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KIA 선수단엔 절박감도 열정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IA 팬들이 야구를 놓지 못하는 것은 중견수 김호령을 보기 위해서다. 그는 2015년 드래프트에서 2차 10라운드 102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당시 총 103명이 프로구단에 지명받았다. 103순위였던 선수가 프로 입단을 포기해 그는 전체 꼴찌로 프로야구 선수가 됐다.

대학 졸업 후 KIA에 입단한 그의 나이는 33세다. 프로야구 밥도 11년째 먹고 있다. 그런데도 연봉이 1억원을 넘은 적이 없다. 올해도 고작 8000만원이다. 입단 4년 차인 김도영의 5억원에 비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수비에 비해 공격이 약해 만년 백업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김호령이 KIA 야구의 심장으로 우뚝 섰다. 일찌감치 ‘세계 최고의 중견수’라는 칭찬을 들었던 수비력은 여전하다. 올 들어 타격도 괄목상대하게 발전했다. 시즌 타율이 2할 8푼 5리(9월 10일 기준)다. 팀타율(2할 6푼 2리)을 훨씬 웃돈다. 어엿한 주전 중견수다.

만년 백업 김호령은 어떻게 환골탈태를 했을까. 중계 화면을 보면 그는 포기를 모른다. 모두가 경기를 포기한 순간에도 끝까지 쫓아가 공을 잡는다. 절박감이 물씬 묻어난다. 게다가 꾸준하고 성실하다. 올 들어서는 감독의 조언을 받아들여 타격폼을 바꾼 게 주효했다. 변화를 위한 노력의 산물이다. 절박감, 꾸준함, 변화 노력이 김호령을 늦깎이 주전으로 도약시켰다.

기업인 중에서도 김호령과 같은 사람이 꽤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대우자동차에서 잘나가는 월급쟁이였으나 1998년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거리에 나 앉았다. 1999년 오피스텔을 얻어 셀트리온의 전신이 넥솔을 창업했다. 막연히 바이오산업이 유망하다는 생각에서였으나 고전을 거듭했다. 사채시장에서 신체포기각서를 쓰고 돈을 빌린 적도 있었다. 1년간 40여 개국을 돌아다니며 바이오 동향을 배운 뒤 셀트리온을 세계적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키워냈다. 절박감과 꾸준함, 학습 의지가 오늘의 서 회장을 만들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등이 비슷한 시기 창업해 일가를 이뤘지만 서 회장과는 결이 다르다. 박 회장은 일찌감치 증권가의 스타였고, 이 의장과 김 위원장은 IT라는 신기술을 들고 있었다. 이들이 프로야구의 김도영과 닮았다면 서 회장은 김호령과 같은 존재다.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8000억원에 인수키로 한 준오헤어의 강윤선 대표 스토리는 더 극적이다. ‘무(無)수저’인 그는 17세 때 미용기술을 배웠다. 1982년 서울 돈암동에 4평짜리 미용실 준오헤어를 열었다. 하루 매출은 고작 8000원가량. 일수를 써야 했다. 이를 갚기 위해 미용실에서 먹고 잤다.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1993년 남편 몰래 집을 팔아 2억원을 마련해 직원 19명과 영국 유학길에 올랐다. 여기서 학습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국내에 돌아오자마자 준오아카데미를 열었다. 이 결과 지점 182개에 3500명의 직원을 둔 ‘세계 10대 헤어브랜드’로 성장했다. 그의 절박감과 꾸준함, 학습 의욕이 이룬 결과다.

물론 무조건적인 절박감과 꾸준함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AI(인공지능) 시대인 최근에 더욱 그렇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절박한 마음으로 자기 일에 매진하면서 변화 노력을 지속하면 결실을 맺는다는 걸 서 회장과 강 대표, 김호령은 보여준다.

하영춘 한경비즈니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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