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훈규 한국전기전자재료학회장(포스텍 반도체공학과 교수·사진)은 11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오는 14일부터 6일간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제탄화규소학술대회(ICSCRM) 기간 부산에선 국내 전력 반도체 산업의 이정표가 될 다양한 이벤트가 개최될 것”이라고 밝혔다.신 교수가 강조하는 첫 이벤트는 17일 아이큐랩 부산공장 준공식이다. 8인치 웨이퍼 기반의 전력 반도체 생산기지가 부산에 들어선다. 그는 국내 기업이 전력 반도체 시장에 진입하는 데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 교수는 “8인치 웨이퍼에서 전력 반도체를 만들면 6인치보다 생산성이 1.87배 올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세계 첫 생산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등 각국에서도 관계자 200여 명이 아이큐랩 준공식을 찾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교수가 창업한 네이처플라워세미컨덕터 생산 공장도 16일 부산 기장군에 첫 삽을 뜬다. 그는 “네이처플라워세미컨덕터 공장을 마지막으로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1단계 부지가 모두 채워졌다”며 “기장군 수출용 신형 연구로와 ‘팹2’(8인치 웨이퍼 양산 및 테스트베드) 시설 가동이 예정돼 있어 사실상 모든 전력 반도체 생산 공정이 기장군에 집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마트폰용 충전기만 해도 220V 전압을 5V로 전환하는 전력 반도체가 들어간다”며 “저가는 중국이, 전기차 같은 고가 제품은 미국 등 선진국이 주도하고 있어 한국이 비비고 들어갈 여지가 없다”고 진단했다. 그래서 탄화규소와 질화갈륨(GaN) 등 기존 실리콘을 대체할 반도체 소재를 개발하고 생산성이 높은 8인치 웨이퍼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탄화규소 등 소재는 기존 실리콘보다 극한 환경(온도, 진동 등)에 강한 특성을 보인다. 이번 ICSCRM을 유치한 것도 관련 심포지엄(WBGS·와이드밴드갭)을 만들어 국내 산학 연계 체계를 구축한 게 계기가 됐다. 이번 행사에는 40개국에서 전문가 2000여 명이 부산을 찾는다.
신 교수는 “전력 반도체는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미미한 분야”라며 “8인치 웨이퍼와 전력 반도체 공급 능력을 달성하는 시기는 2028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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