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국내 최초로 기관지점장 직책을 신설했다. 총 8명의 기관지점장은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특화 영업점인 ‘BIZ프라임센터’에 배치돼 새로운 대학과 병원, 종교단체를 기관고객으로 확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동안 BIZ프라임센터엔 기업영업을 책임지는 기업지점장과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제공하는 PB지점장만 있었지만, 기관지점장이 추가돼 기관영업을 총괄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본부에 기관영업전략2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기관영업전략1부는 지금까지 해온 지방자치단체 금고 확보, 공공기관 고객 유치 역할을 맡는다. 새로 출범한 기관영업전략2부는 대학 등 비영리법인 고객 확보에 집중한다. 이에 따라 본부의 기관영업전략 담당 인력은 기존 51명에서 62명으로 늘었다.
기관영업의 전통적 강자로 불리는 신한은행은 기관 맞춤형 서비스로 주거래 기관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신한은행이 2022년 금융권 최초로 출시한 대학생 전용 학사관리 모바일 플랫폼 ‘헤이영 캠퍼스’는 현재 130여 개 대학이 사용 중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추가로 성공회대 주거래은행에 선정됐고, 올 들어 제천시 등과의 재계약에 모두 성공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5년간 확보한 지자체 금고를 23개에서 40개로 늘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올 들어선 6월부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과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에 지점을 개설해 법원공탁금 보관 은행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등 법원 영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는 은행에 국한된 금융서비스를 넘어 KB금융지주 소속 증권, 보험, 카드 등 계열사의 상품과 연계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기관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내년엔 신한은행이 관리 중인 48조원 규모 서울시 1·2금고와 12조원 규모 인천시 1금고의 경쟁입찰이 예정돼 있다. 1915년부터 2018년까지 104년간 서울시 금고를 관리해오다 신한은행에 빼앗긴 우리은행은 서울시금고를 다시 탈환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기관과 주거래은행 계약을 맺으면 다양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점도 은행권이 기관영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로 꼽힌다. 특히 대학은 미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주요 통로로 여겨진다.
다만 서울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 사이에서 기관영업 경쟁이 치열해져 지방은행의 영업이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동안 지방은행이 주로 맡아온 비수도권 지자체의 금고 관리 권한과 지방대 주거래은행을 시중은행이 확보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다. 한 지방은행 임원은 “시중은행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출연금을 지불하며 기관영업을 하면 지방은행이 설 자리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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