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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신성인' 30대 해경, 구명조끼 벗어주고 순직

입력 2025-09-11 17:43   수정 2025-09-11 23:40

갯벌에 고립된 70대 노인을 구조하다가 실종된 30대 해양경찰관이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구조 과정에서 자신의 부력조끼를 노인에게 벗어준 뒤 거센 밀물에 휩쓸린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1분께 인천 옹진군 영흥면 꽃섬에서 약 1.4㎞ 떨어진 해상에서 실종된 영흥파출소 소속 이재석 경장(34·사진)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이 경장을 즉시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 경장은 이날 오전 3시30분께 꽃섬 일대 갯벌에서 어패류를 잡다가 밀물에 고립된 70대 중국인 A씨 구조 작업에 투입됐다. 그는 A씨에게 자신이 입고 있던 부력조끼를 입혀준 뒤 함께 헤엄쳐 나오다가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이 경장이 갑자기 불어난 바닷물에 휩쓸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순직 경위를 밝히기 위해 구조 과정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A씨는 이날 오전 4시20분께 해경 헬기에 의해 구조됐다. 저체온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7월 해양경찰 순경으로 임용된 이 경장은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300t급 경비함정을 거쳐 영흥파출소에서 근무해왔다. 그는 사고를 당하기 한 달 전인 지난달 1일 경장으로 승진했다. 이 경장은 평소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해 해양경찰교육원 교육생 시절 해양경찰교육원장 표창을 받았다. 이후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 및 인천해양경찰서장 표창도 받았다. 이 경장의 동료들은 “평소 맡은 일을 책임지고 끝까지 하는 해양경찰관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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