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 위축과 고물가 여파로 외식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피자 프랜차이즈 업계도 수년째 정체 국면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신생 브랜드 ‘노모어피자’가 역주행하듯 성장 곡선을 그리며 주목받고 있다.
2022년 3월 첫 가맹사업을 시작한 노모어피자는 2년 반 만에 가맹 계약 200건을 돌파했고, 전국 174개 매장에서 지난해 총매출 1600억 원을 기록했다. 가맹점당 월평균 매출은 1억 원을 상회하며, 가맹본부는 지난해 8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품질로 승부하는 브랜드, 재구매율이 증명
피자 한 조각이 ‘재방문’을 부르는 건 단순한 맛 때문만은 아니다. 노모어피자는 브랜드 초기부터 '할인 경쟁 대신 품질 경쟁'을 외쳤다.
대표 메뉴의 핵심인 ‘소금우유 도우’는 자체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바질마스카포네·옥수수새우·화이트시푸드 등 차별화된 레시피를 통해 독창적인 메뉴 구성을 갖췄다.
또한, 소비자 경험을 분석해 도출한 ‘퍼스널 사이즈 피자’ 전략도 주효했다. 1인 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외식 시장에서 혼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메뉴 구성을 강화하며, 젊은 층과의 접점을 넓혔다.
“한 번도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는 소비자 평가처럼, 노모어피자의 가장 강력한 마케팅은 ‘경험’ 자체다. 높은 재구매율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스타 마케팅, 그러나 소비자 중심 전략 위에 서다
노모어피자는 초반부터 MZ세대를 핵심 타깃으로 설정하고, 콘텐츠 중심 전략을 이어왔다. 유튜브 PPL과 인플루언서 연계를 활용한 마케팅과 브랜드 모델로 배우 김유정을 기용하며 인지도를 확보했다.
올해 5월에는 K-POP 대표 걸그룹 ‘에스파(aespa)’를 새로운 전속 모델로 발탁했다. 이는 기존 브랜드 이미지에 트렌디한 감각을 더해줄 뿐 아니라, MZ세대의 브랜드 충성도를 공고히 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마케팅 외에도, 안정적인 브랜드 운영 체계가 성장의 핵심 요인으로 평가된다.
무경험자도 가능한 매장 운영… 시스템화가 만든 통일성
노모어피자는 ‘간편 조리 시스템’과 ‘체계적 운영 매뉴얼’을 통해 요식업 초보자도 쉽게 매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본사는 정기적인 품질 점검과 운영 지원을 통해 서비스와 메뉴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프랜차이즈의 생명력인 ‘표준화’를 가능케 하는 핵심 요소이자, 고정 고객을 유지하는 기반이 된다.
가맹본부 역시 높은 매출 달성보다는 ‘가맹점 수익성 유지’를 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본사의 영업이익이 급증한 것도, 가맹점 매출과 운영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피자 시장 위기, ‘프리미엄화’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노모어피자의 성공은 단순히 한 브랜드의 성장 스토리로만 해석되지 않는다. 수년째 할인 경쟁과 메뉴 복제 속에 정체된 피자 시장에서 ‘퀄리티 중심 전략’이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가격보다 경험, 속도보다 완성도를 앞세운 브랜드가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며 "노모어피자가 만든 이 기준이 시장 전반의 체질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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