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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업자한테 임금체불 신고 당해"…자활기업 사장님 '분통' [사장님 고충백서]

입력 2025-09-14 15:59   수정 2025-09-14 16:05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이 함께 꾸린 ‘자활기업’을 함께 설립한 사람이 수익 배분의 수단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고 해도, 근로자가 아닌 동업자에 불과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지난 8월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사용자 3명 규모의 편의점 지점 대표 A씨는 2022년 10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약 1년 남짓 일하다 퇴직한 근로자 B씨와 C씨에게 2023년 11~12월치 임금 약 5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B씨와 C씨는 근로계약서를 쓰고 일한 근로자라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핵심 쟁점은 퇴직한 2명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였다. A씨의 편의점은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른 '자활기업'이었기 때문이다. 자활기업은 2인 이상의 수급자 또는 차상위자가 협력해 빈곤 탈피를 위해 설립하는 공동창업체를 말한다. 수급자증명서과 사업계획서, 정관을 보장기관에 제출하면 자활기업으로 인정 받고 창업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자활기업 수익금도 배분을 원칙으로 한다.

재판부는 자활기업의 성격과 운영 구조를 근거로 B씨와 C씨가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를 위해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실제로 해당 편의점 정관에는 △구성원의 의사결정 참여권(1인 1표) △운영성과에 따른 이익·손실 공유 △임차료·운영비 우선 지급 후 급여 지급 원칙 △자활기업 운영 중 발생 손실은 구성원 전체의 공동책임으로 한다는 내용 등이 규정돼 있었다. B씨와 C씨는 발기인 명단에도 이름이 올라 있었다.

게다가 대표 A씨도 B씨와 C씨는 동일하게 지점 종사자로서 근로계약을 작성했고 사업장에서 동일한 시간을 급여 명목으로 받은 돈도 비슷했다. 심지어 아르바이트 면접도 셋이 함께 진행하고, B와 C씨는 A씨에게 근무 일정을 일방적으로 고지하거나, 수익 창출을 위해 인형뽑기 기계 도입을 제안하는 등 경영에 관여한 정황도 드러났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자활기업이 취지와 다르게 실제로는 대표 1인이 사실상 전권을 행사하면서 운영방식 불투명, 수익배분 불공정 등으로 인해 대표와 구성원 간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자활기업 제도 자체의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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