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가 2년 연속 온열질환자 ‘0명’을 기록했다. 질병관리청 집계에 따르면 올여름 서울에서만 수백 건의 온열질환이 발생했지만 중구 거주민 피해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도 피해가 없었던 배경에는 조기 대응과 촘촘한 돌봄망이 있었다.
중구는 예년보다 5일 빠른 5월 15일부터 폭염대책을 가동했다. 주민 체감도가 높은 현장 대책을 대폭 늘린 게 특징이다. 여름철 두 달 동안 자판기형 생수냉장고를 6곳에 설치해 14만 병 넘는 생수를 공급했다. 한 사람이 여러 병을 가져가는 문제를 막기 위해 자동 배출 방식을 도입했고, 자율방재단이 현장을 관리했다.
무더위쉼터도 확대했다. 경로당, 복지관, 도서관, 체육시설 등 총 71곳을 지정하고 주말·공휴일에도 운영했다. 관내 숙박업소 4곳과 협약해 안전숙소도 지원했다. 옥상 쿨루프, 쿨링포그, 스마트 그늘막 등 폭염 저감 시설을 추가 설치했고, ‘스마트서울맵’에 테마지도를 구축해 주민들이 가까운 시설을 바로 찾을 수 있도록 했다.
골목마다 살수차도 출동했다. 폭염특보 발효 시 주말·휴일에도 하루 2~3회 살수를 진행해 열기를 식혔다.
중구만의 돌봄 시스템도 효과를 발휘했다. 독거노인·만성질환자 등 취약계층 300여 명과 직원을 1대1로 매칭해 폭염특보 발령 시마다 안부를 확인했다. 방문간호사가 직접 가정을 찾아 건강 상태를 살폈고, IoT 기기를 활용한 안부 서비스도 병행했다.
서울역 쪽방촌은 매일 2차례 순찰하며 냉방 상태와 주민 안전을 확인했다. 기업 후원도 적극 활용했다. 관내 기업들이 선풍기 704대, 여름 침구류, 전기료 지원, 보양식 꾸러미 등을 제공해 취약계층 지원에 힘을 보탰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역대급 폭염에도 온열질환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라며 “앞으로도 기후재난에 맞서 주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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