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업계와 관가에 따르면 정부는 ‘9·7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의 일환으로 착공에 애로가 있는 사업장에 기금이 50% 이상 출자해 적정 수준의 임대료로 운영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사업을 확대한다. 기금 출자 비중을 높여 2030년까지 수도권에 2만1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공공지원 민간임대는 민간 건설사가 주택도시기금 등의 지원을 받아 주택을 지은 뒤 시세보다 저렴하게 8~10년 동안 장기 임대하는 제도다. 의무 임대 기간 이후엔 분양 전환이나 매각이 가능하다.
정부는 자기자본 20% 중 절반 이상을 기금을 통해 지원해 민간 사업자의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나머지도 기금 융자를 30%까지 지원해 민간 융자 비중을 낮춘다. 예산 범위에서 더 많은 사업장에 출자를 지원할 수 있도록 공급 물량이 많은 사업장을 선별 지원하는 방식도 도입한다.
업계에선 정부의 지원 확대에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최근 자금 부족으로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못한 사업장이 많아서다. 최근 5년간(2020~2024) 수도권 공공지원 민간임대 착공 물량은 1만6000가구로, 연평균 3200가구 수준에 그친다. 정부는 속도를 높여 2027년까지 1만 가구 이상을 착공할 방침이다.
업계에선 만성 부족에 시달리는 주택도시기금이 또 고갈되면 사업이 중간에 멈출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택도시기금 출자액은 지난해 9958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올해는 기금이 부족해 지난 2월 중단된 기금투자심의위원회를 지난달 재개했다. 그나마도 출자 비율을 기존 14%에서 11%로 낮추는 등 지원 폭이 줄어들었다.
이미 공급한 현장에선 분양 전환을 두고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의무 임대 기간이 지나면 분양 전환이나 매각을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관련 기준이 없어 시세대로 분양 전환하길 원하는 사업자와 기존 임차인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장의 청산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신규 사업 동력이 약해질 것”이라며 “리츠(부동산투자회사), 공공임대 사업자 등에 통매각할 수 있도록 정부가 가교 역할을 하는 것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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