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천인계획(千人計劃)’과는 질이 다른 한국판 ‘만인계획(萬人計劃)’을 세워야 합니다.”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은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내부 인재를 육성할 뿐만 아니라 해외에 있는 우수 인력까지 과감히 영입하고 있다”며 “기술 패권 전쟁에 맞서 인재 생태계를 다시 설계할 전담 조직 설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내 대표적 지중파(知中派) 의원 중 한 명이다. 지난해 한중의원연맹 회장으로 선출됐고, 최근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포함해 올 들어서만 네 차례 중국을 방문했다.
김 의원은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항저우 저장대에 방문한 뒤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청년은 공학을 전공하고 수억원의 연봉을 받으며 창업을 꿈꾸는 사례가 흔했다”며 “공대보다 의대를 선호하는 한국과는 상황이 크게 달랐다”고 짚었다. 김영오 서울대 공대 학장이 제안한 국가인재센터 설립안을 지지하게 된 계기기도 하다. 김 의원은 국가인재센터를 통해 특수 교육 커리큘럼과 파격적 보상책을 제시하고, 다양한 전공을 섞은 연합형 이공계 트랙과 권역별 인공지능(AI) 중심대학을 확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천인계획을 예시로 들기도 했다. 천인계획은 중국 정부가 외국에서 활동하는 과학기술 석학 1000명을 영입하겠다는 목표로 2008년부터 이어온 프로젝트다. 파격적 인센티브로 중국에 보금자리를 꾸린 석학들은 중국 첨단기술산업 굴기의 밑거름이 됐다. 김 의원은 “당장 외국에서 석학을 데려오기 어렵다면 비자 제한으로 국내 기업 근무가 어려운 외국인 유학생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이를 뛰어넘은 만인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법적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난 6월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그가 내놓은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은 첨단산업 인재를 위한 체류 자격의 특례 신설을 골자로 한다. 반도체, 소프트웨어(SW), 디스플레이, 바이오, AI 분야의 국내 기업에서 일하려는 유학생에게 체류 기간과 체류 자격에 따른 활동 범위를 완화해주는 것이다.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치고 있다.
글=이시은 기자/사진=김범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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