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16일 16:4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 ‘남산소월타워’(옛 SK남산그린빌딩) 매각전이 치열한 경쟁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안정적인 임차 구조와 중형급 자산 특유의 부담 없는 몸값이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결과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이 매각을 추진하는 남산소월타워 입찰에 국내외 투자자 6곳 이상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현장 실사에 20여 곳이 몰린 데 이어 실제 입찰 단계에서도 원매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매각 자문은 세빌스코리아와 CBRE코리아가 맡고 있다.
남산소월타워는 지하 4층~지상 20층, 연면적 5만8668㎡ 규모의 중형 오피스다. 지난해 착공한 리노베이션 공사가 이달 마무리되면서 시설 수준이 대폭 개선됐다. 로비와 화장실, 주차장 등이 새 단장을 거쳤고, 일부 주차 공간은 임대 면적으로 전환했다. 친환경 건축물 인증 ‘LEED 플래티넘’을 획득한 점도 투자 매력도를 높였다. 현재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등 대기업 계열사가 본사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어 안정적인 임대 수익도 보장된다.
입찰자들은 7000억원에 근접한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1조원 안팎을 호가하는 연면적 9만~10만㎡ 이상의 대형 자산에 비해 투자 부담이 적은 중형급 자산이라는 점이 흥행 비결로 꼽힌다. 최근 글로벌 금리 고착화로 자금 조달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리스크 대비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투자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강북권 오피스 시장은 연이어 흥행 사례를 기록하고 있다. 청계광장 초입에 위치한 ‘프리미어 플레이스’는 지난달 말 입찰에서 10곳 이상이 경쟁했다. 연면적 1만6442㎡의 중형 자산임에도 추가 용적률 인센티브를 활용한 재개발·리모델링 가능성이 부각됐다. 지난 6월에는 현대그룹 연지동 사옥(연면적 5만2470㎡) 입찰에 20여 곳이 참여했다. 4000억원대 몸값으로 부담이 적은데다 용적률이 300% 이하로 개발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대형 자산은 매각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역 앞 랜드마크인 ‘서울스퀘어’(연면적 13만2806㎡)는 몸값이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지만 재입찰에 들어갔다. 매도자인 ARA코리아 등은 캡스톤자산운용, 한투리얼에셋운용으로부터 제안서를 받았으나, 가격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자산은 자금 조달 부담이 커져 매각 협상이 장기전으로 흐르는 반면, 중형 자산은 리스크 관리가 용이해 투자 선호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