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시장조사업체 자토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 28개국에서 중국차 판매는 35만 대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 18만 대보다 91% 늘어난 수치다. 점유율도 2.7%에서 5.1%로 급상승했다. BYD 등 중국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주력으로 삼아 최대 45.8%인 전기차 고율 관세를 피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기아는 63만 대를 유럽에서 팔았다. 여전히 중국의 두 배 가까운 판매량이지만 지난해에 비해 4.1% 줄어들었다. 점유율 역시 8.5%로 0.7%포인트 하락했다. 전기차는 선전했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고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차의 약진이 곧바로 현대차·기아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중국차의 공세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중국 자동차업체들은 헝가리·튀르키예 등 유럽 현지 공장 건설에도 잇따라 나서고 있다. 공장 완공 땐 전기차도 고율 관세를 피할 수 있어 한국 차 입장에서는 커다란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달 우리 자동차 수출은 8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55억달러를 기록했다. 대미 수출이 15% 넘게 줄어든 와중에 거둔 실적이다. 유럽연합(EU) 수출액이 54%, 비EU 유럽 수출액이 73%나 늘어난 게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관세 장벽을 높이 두른 미국 대신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려는 각국의 수출 경쟁은 앞으로 더 거세질 게 분명하다. 그중에서도 한국을 위협하는 최대 경쟁국은 역시 중국이다. 현대차 등도 적극적 시장 개척에 나서야겠지만 정부도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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