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사진)은 17일 대전 KAIST 경영대학에서 열린 최고경영자(CEO)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AI 세상에서의 반도체’라는 주제로 KAIST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이번 특강에는 100여 명이 참석했다. 황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식과 기술이 경쟁력이 되던 시대에서 혁신만이 경쟁력인 시대로 바뀌었다”며 “리더는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KAIST CEO 특강은 김지희 KAIST 경영대 교수 주도로 산업 리더들의 경험과 비전을 학생과 공유하기 위해 마련한 강연 프로그램이다. 학생에게 리더십과 진로, 산업 트렌드 등을 전달하도록 다양한 업종별 CEO를 초청하고 있다.
황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대학과 기업의 역할, 차세대 반도체산업의 방향성 등에 관해 얘기했다. 평소 이공계 인재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해온 황 회장은 “한국 혁신을 이끌 엔지니어 지원 시스템이 갖춰져야 지속 가능한 경제강국이 될 수 있다”며 이번 강연에 응했다. 혁신형 엔지니어를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전문 과학도를 양성하는 KAIST를 찾았다는 후문이다.
그는 “대학은 논리와 철학을 만들고 지식인을 육성하는 곳이며, 기업은 차별화를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하고 기술자를 키우는 곳”이라며 “기술자를 육성하고 보호하는 정책이 우선돼야 나라가 발전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KAIST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과학기술은 없지만 그렇다고 모든 과학기술이 성장 동력이 될 수는 없는 시대가 왔다”며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과학기술에 집중해야 하는 시대”라고 했다.
기업이 초기 시장을 선점하는 것을 혁신의 한 방안으로 들었다. 황 회장은 “혁신은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기술”이라며 “그래야 초기 시장을 선점해 최고의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시대에는 기존 지식, 기술, 정보 등의 경쟁력이 사라지기 때문에 과학과 기술의 만남으로 혁신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학은 새로운 기준과 법칙을 만드는 일이고 기술은 과학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상품과 제품을 생산하는 일이기 때문에 과학자와 기술자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과학을 공부하는 KAIST 학생들에게 기업에서 차별화된 혁신 기술을 개발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협업의 필요성도 거론했다. 그는 “아무리 혁신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혼자 하는 혁신은 시간이 지나면 그 가치가 퇴색돼 결국 물거품이 될 수 있다”며 “그에 비해 함께 하는 혁신은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커지기 때문에 협업할 때 혁신의 의미가 커진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반도체산업은 최적의 물리적 환경에서 최고의 화학적 반응을 얻은 결과물”이라며 “미래 반도체는 디자인과 최적의 온도, 구조 등 측면에서 지금보다 훨씬 자유로워질 것이고 주성엔지니어링이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했다. 그는 “과학자로서 여러분이 미래 혁신 기술을 개발할 주역임을 잊지 말고 더 열심히 정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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