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전자기술 데이터 플랫폼 일렉트롤에 따르면 중국 텐센트가 운영하는 메신저 앱 위챗의 지난달 기준 하루평균 사용시간은 79분42초에 달했다. 위챗의 월간활성사용자가 14억 명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매일 총이용자 접속시간은 18억7000만 시간에 달한다는 뜻이다.
위챗은 생태계에 AI 어시스턴트 ‘위안바오’를 통합해 문서 검색, 콘텐츠 생성, 몰입형 대화 경험 등을 제공하고 있다. 메신저에서 출발해 택시, 음식배달, 결제, 쇼핑 등으로 영역을 확장한 만큼 이용자가 이들 서비스를 자유롭게 오가며 활용할 수 있도록 AI가 돕는다. 미국 테크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위챗이 메신저를 넘어 예약, 콘텐츠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슈퍼앱이 되면서 이용자가 더 많은 시간을 앱 안에서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도 주요 글로벌 메신저 기업은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기능을 한 앱 안에서 제공하는 ‘슈퍼앱’ 전략을 시도해왔다. 하지만 기능과 서비스가 많아질수록 앱이 무거워지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지저분해지기 일쑤였다. 이용자는 복잡해진 앱 안에서 원하는 서비스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았다. AI 기술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이런 문제가 해소되기 시작했다. 복잡한 기능도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간편하게 연결할 수 있게 되면서다.
해외 메신저 기업들이 먼저 슈퍼앱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와츠앱은 모회사 메타의 AI를 적용했다. 이미지 생성, 채팅 요약, 음성 채팅 등을 지원한다. 그룹 채팅에서 메타AI를 불러내 대화하는 기능도 구현했다. 모든 서비스를 AI 에이전트로 만들겠다고 밝힌 일본 라인야후는 라인 AI 어시스턴트를 선보였다. 채팅 중 답변이나 스탬프(이모티콘)를 추천하고 AI 캐릭터와의 상호작용을 강화했다. 텔레그램은 콘텐츠봇, 유틸리티봇 등을 비롯해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AI 트레이딩 봇까지 운영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 토스도 금융과 생활 서비스를 결합해 간편 송금에서 간단한 메시징 기능까지 확장하며 슈퍼앱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쿠팡은 AI를 활용해 로켓배송에 이어 여행, 음식 배달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테크업계 관계자는 “메신저 앱은 쇼핑과 금융 등 영역으로, 쇼핑·금융 앱은 메신저로 영역을 확대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고도화된 AI 에이전트 기능으로 승부를 보려는 슈퍼앱 전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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