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 1회 약물을 투여하는 플랫폼으로 차세대 비만치료제 시장을 정조준하겠습니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1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5’에서 “부작용을 줄이고 약효 지속 기간을 늘린 월 1회 비만치료제의 임상에 2027년 진입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도 연사로 나와 “당분간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능력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세계 1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마운자로와 위고비는 모두 주 1회 투여 방식이다. 박 대표는 “위고비의 특허 만료 시한인 2027년을 기점으로 제네릭이 쏟아지면 주 1회 제형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월 1회 제형 플랫폼의 기술적 완성도는 충분히 확보됐다”며 “내년 초 물질의 구체적인 구조와 기전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알테오젠 기술의 핵심인 ‘퓨전 테크놀로지’ 장기 지속형 플랫폼은 기존 국내 회사의 ‘서방형 미립구’ 방식과 다르다. 약물과 단백질을 하나의 물질로 결합해 약효를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한 달 제형의 관건은 부작용이다. 한 번의 주사로 약물 농도가 장시간 유지되는 만큼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지속될 위험이 있다. 박 대표는 “플랫폼이 내부 실험에서 부작용을 현저하게 낮추는 것을 확인했다”며 “늦더라도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한 달 제형을 개발한다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했다.
기존 주력 플랫폼인 ALT-B4 사업에서도 굵직한 성과가 예상된다. ALT-B4는 정맥주사(IV) 제형 의약품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하는 플랫폼이다. 미국 MSD, 일본 다이이찌산쿄 등 다국적 제약사 여섯 곳에 기술을 이전했다. 박 대표는 “10여 개 기업과 물질이전계약(MTA)을 하고 공동 연구 중”이라며 “이 가운데 2~3년 내 60~70%가 본계약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최대 7건에 달하는 추가 기술 이전 계약이 예정돼 있다는 의미다.
그는 “바이오 관련 글로벌 소재·부품·장비 회사도 모두 인근에 몰려 송도는 세계적인 바이오클러스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글로벌 거점 확보를 위해 미국과 유럽 소재 플랜트를 인수합병(M&A)하거나 신규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미국 공장은 한국에 대한 의약품 품목관세가 확정돼야 우리도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유 부사장은 경쟁사를 앞서는 생산능력을 갖춘 배경에는 획기적인 건설 공기 단축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보통 바이오 공장 하나 세우는 데 4년 걸리는데 우리는 5공장을 2년 만에 지었다”며 “삼성물산 삼성E&A 등 계열사의 도움으로 삼성만의 ‘쿠키컷 공법’을 도입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이 공법은 같은 모양의 쿠키를 찍어내듯 공장 설비 구조와 형태를 표준화한 것으로 공기뿐만 아니라 인허가도 대폭 단축한다.
기존 항체 위탁생산(CMO)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해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위탁개발(CDO) 분야에서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4월 가동된 ADC 생산공장에서 여러 건 수주했다”며 “항체·뉴클레오타이드접합체(AOC),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김유림/안대규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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