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1억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으로 구속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정치 탄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 의원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를 들어 16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 의원은 구속 영장 발부 직후인 17일 페이스북에 글을 남겨 "이제 민주당은 피 냄새를 맡은 상어 떼처럼 국민의힘을 향해 몰려들 것"이라며 "우리 당은 단합과 결기로 잘 이겨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는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과정"이라며 "그러나 이번 특검의 수사는 허구의 사건을 창조하고 있다. 수사가 아니라 소설을 쓰고 있다"고 했다. 또 "그래서 빈약하기 짝이 없는 공여자의 진술만으로 현역 국회의원을 구속하기에 이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영장을 인용한 재판부 역시 민주당에 굴복했다"며 "집요하고 우악스러운 사법부 길들이기 앞에 나약한 풀잎처럼 누웠다. 그야말로 풍동(風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아무리 저를 탄압하더라도, 저는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무죄를 받아내다"며 "저는 머지않아 진실과 함께 여러분 곁으로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현역 국회의원이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대 특검 중에서도 최초 사례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권 의원이 2022년 1월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대 대선에서 통일교 교인의 표와 조직, 재정 등을 제공하는 대신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 통일교 현안을 국가 정책으로 추진해달라는 등의 청탁과 함께 1억원을 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2022년 2∼3월 한학자 통일교 총재로부터 현금이 든 쇼핑백을 받아 갔다는 의혹, 한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 경찰 수사 정보를 통일교 측에 흘려 수사에 대비하도록 했다는 의혹도 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