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17일 16:0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회사채 시장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우량 회사채 금리(신용등급 AA-, 3년물)에서 국고채 금리를 뺀 값을 뜻하는 신용스프레드는 지난 16일 0.46%포인트까지 좁혀지면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회사채 부도 위험이 감소하고,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좋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비용이 줄어들면서 순이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지난 16일 2.88%를 기록해 지난 5월 이후(2.84%)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회사채 시장이 2022~2023년 3년물 회사채 기준 연 5%대 고금리에서 약 2년 만에 2% 후반대로 내려오면서 사실상 저금리 상황으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들은 금리 하락을 활용해 발행 물량을 늘리고 있다. 올해 9월까지 회사채 발행액은 99조12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6조3318억원) 대비 12조7941억원(14.81%) 증가했다.
회사채 수요예측은 연일 흥행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AA)는 지난 16일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을 진행해 약 1조33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개별 민간채권 평가 회사(민평) 금리 대비 2, 3년 물 각각 ?0.05%, -0.06%포인트 낮게 발행됐다. 이는 회사채 금리가 시장 금리보다 낮게 형성됐다는 의미로, 회사채 수요가 기대를 뛰어넘었다는 방증이다.
금융사의 신종자본증권에도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지주, 메리츠증권은 이달 30년 만기, 5년 콜옵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진행해 각각 연 4.4%, 4.19% 금리로 확정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국내 증권사 신종자본증권(30년 만기, 5년 콜옵션)은 보통 연 5%대 중후반~6% 이상에서 발행됐다.
지난달 DB손해보험의 첫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금리도 3.8%에 결정됐다. 통상 기관투자가들은 회사채 물량을 개인투자자들에게 셀다운(재매각)하지만, 최근에는 직접 보유해 자본차익(Capital Gain)을 노리고 있다.
여신전문금융사(캐피탈사)가 발행하는 여전채 금리 역시 하락하고 있다. 여전채의 신용 리스크를 가늠하는 척도인 A등급 금리는 최근 4%대에서 3% 중후반대로 떨어졌다. 한국캐피탈(A-), 키움캐피탈(A-) 등의 민평금리는 4%이지만, 실제 발행금리나 유통금리는 3% 중후반대로 하락했다. 롯데캐피탈(A+)도 과거 3년물 발행이 쉽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3년물 이상 채권도 시장에서 무리없이 소화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신용 위험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이 전반적으로 둔감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기관들이 연 4~5%대 금리의 회사채를 적극적으로 매수하면서 신용위험을 반영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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