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18일 14:5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로봇 자동화는 오랫동안 자동차와 전자 산업 등에서 고정된 위치에서 반복적인 작업 중심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비정형 작업을 수행하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있었다. 최근 주목받는 ‘피지컬 AI’가 이 공백을 메울 새로운 해법으로 꼽혔다.
이윤행 에이딘로보틱스 대표는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5'에서 “디지털 AI가 뇌라면 피지컬 AI는 로봇의 손과 발”이라며 “물리 환경을 인식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진정한 자동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피지컬 AI는 주변 물리 환경을 인식하고 센서와 로봇 등 물리적 기기를 통해 행동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 대표는 “피지컬 AI와 로봇은 떨어뜨린 수 없는 관계로 물리적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로봇이 촉각과 압력 등을 제대로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전통적 로봇 자동화는 일정한 위치와 형태를 가진 작업물에 적합했다. 하지만 음식물 분류, 표면 연마, 조립 등 동적이고 변수가 많은 작업은 여전히 사람의 손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 대표는 “사람이 촉각과 시각을 활용해 순간적으로 힘을 조절하는 것처럼, 로봇도 환경을 느끼고 판단해야 한다”며 “그 핵심이 바로 힘과 촉각 센서”라고 말했다.
에이딘로보틱스는 성균관대 연구실에서 출발한 로봇 센서 전문기업이다. 이 회사의 센서는 협동 로봇·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에 탑재돼 물체의 무게, 접촉 압력, 변형 정도를 감지한다.
에이딘로보틱스의 비전은 로봇이 사람의 손처럼 섬세하게 느끼고 움직이는 시대를 앞당기는 것이다. 이 대표는 “피지컬 AI의 출발점은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라며 “기존 1000만원대였던 고가의 외국산 힘 센서를 100만원 가격대로 낮추고 계측기가 아닌 로봇 부품 수준으로 개발했단 점이 에이딘로보틱스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에이딘로보틱스는 K-휴머노이드 얼라이언스에 참여 중이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힘·촉각 센서를 공급한다. 지난해에는 한국투자파트너스를 비롯해 삼성·포스코·CJ 등으로부터 약 1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현대자동차, LG디스플레이, 국내 주요 협동로봇 업체와 협력해 부품 납품 및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에이딘로보틱스는 단순 센서 공급을 넘어 힘 제어 솔루션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자동차 외장재 연마, 항공기 부품 가공, 반도체 퀄츠 클리닝 등 사람이 장시간 힘을 가해야 하는 공정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이 대표는 “반복적이고 고강도의 힘 작업은 인력난과 안전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만큼 센서를 통한 정밀 제어가 해결책”이라며 “2027년 상장을 목표로 중장기적으로 로봇 플랫폼 비즈니스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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