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52%는 20, 30대 청년층으로 집계됐다. 60대 이상 고령층(33.7%)보다 1.5배가량 많았다. 1억원 이상 고액 피해자 가운데 20, 30대 비율은 지난해 7~12월 17%에서 올해 1~4월 26%, 5~7월 34%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검사나 금융감독원 직원인 척 접근하는 기관사칭형은 가장 대표적인 보이스피싱 범죄 유형으로 꼽힌다. 올해 1~8월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에 당한 피해 규모는 6753억원으로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액(8856억원)의 76.2%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기관사칭형 건당 피해액은 7438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3% 증가했다.
경찰은 비대면 금융환경과 가상자산 투자에 익숙한 청년층이 범죄조직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범죄조직이 가상자산으로 돈을 뜯어내는 수법을 쓰면서 금융 환경 변화에 밝고 가상자산 이해도가 높은 청년층의 피해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범죄 조직이 정교한 시나리오와 수단으로 범행 대상을 통제하는 전략을 사용해 피해자들이 쉽게 속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진짜처럼 꾸며진 사이트와 피해자의 인적 사항이 적힌 가짜 서류를 제시해 범죄에 연루됐다고 확신하게 만든 뒤 모텔 등 숙박시설로 ‘셀프감금’을 유도해 고립시키는 게 대표적인 수법이다.
자영업자에게 국세청을 사칭하거나 유학생을 상대로 대사관 직원인 척 접근하는 등 피해자의 직업과 환경을 노리는 맞춤형 수법도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국수본 관계자는 “기관사칭형 범죄는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하는 전략을 사용한다”며 “범죄 수법과 대처 방법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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