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이른바 '선출 권력 우위론'과 관련한 자신의 "대한민국 헌법을 한번 읽어보시라"는 발언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자신의 발언이 이 대통령의 발언에 반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자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문 전 대행은 지난 18일 시사IN 유튜브에서 "당시 사회자의 질문이 '여의도 논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것'이었다. 국회 논쟁을 질문한 것이라 이해했다"며 "대통령께 드리는 말씀이 아니다. 국회 논쟁을 두고 발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행은 "제가 대통령님 말씀에 의견을 제시하는 내용이 어디에 있나. 이 논쟁(선출 권력 우위론)의 발단은 내란특별재판부인데, 여야가 합헌·위헌을 각각 주장하고 있으니, 헌법을 놓고 논의해야 생산적이라는 뜻"이라며 "자기들 입장에 제 말을 그냥 끼워 넣었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행은 이어 "내란특별재판부는 결국 헌법재판소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면 그 논란이 지속되고, 내란 재판이 더 늦어질 수 있다"며 "이 모든 사단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취소 결정에서 시작된 것이다. 법리상 의문점이 있다. 지금이라도 보통항고를 해서 시정 여부를 상급심에서 판단할 기회를 갖는 게 좋겠다"고 했다.
문 전 대행은 윤 전 대통령 구속 취소를 결정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를 향해선 "담당 재판부가 국민의 불신을 고려해 신뢰성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 조치가 뭔지는) 제가 답변할 내용이 아니다. 담당 재판부가 국민의 불신을 고려해서 신뢰성 있는 조치가 뭘지 생각해서 조치를 취하시라"고 했다.
진행자가 '지귀연 재판부에 대한 불신'을 언급하자 "저는 개별 법원의 결정에 대해 이제까지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다"면서도 "개별 재판부도 계속 '사법의 독립이다' 이 말만 하지 마시고, 사법의 독립도 중요하지만, 사법이 불신받고 있으면 그걸 해소해야 할 책임도 그 단위 재판부에 있는 것이다. 신뢰성 있는 조치를 취하셔서 법원 전체의 문제와 개별 재판부의 문제를 좀 분리해서 논의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 전 대행은 지난 17일 SBS 라디오에서 '선출 권력과 임명 권력이 어느 게 우위냐, 이런 논쟁들이 지금 여의도에서 나오고 있다'는 물음에 "대한민국 헌법을 한번 읽어보시라. 이게 제 대답이다. 우리 논의의 출발점은 헌법이어야 한다. 이 정도로만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이른바 '선출 권력 우위론'에 대한 입장이었으나, 이 주장은 최근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인 만큼, 문 전 대행이 이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는 취지의 해석이 확산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문 전 대행에 대한 불편한 기류가 공개적으로 흘러나오기도 했다. 강성 친이재명계로 꼽히는 민형배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문형배 전 재판관님, 권력에 '일종의 서열이 있다'는 말이 불편하시냐"며 "조희대, 지귀연 같은 분들의 행태를 존중만 하고 가만히 있어야겠냐"고 했다.
한편, 문 전 대행은 이날 "사회통합에 도움이 되고자 방송에 나왔는데, 몇 번 해보니까 제가 나오면 논란이 좀 되는 것 같고 해서 오늘을 끝으로 시사 방송 프로그램에는 출연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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