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는 이번주(22~26일) 단기 급등한 국내 증시에서 차익 실현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재개 효과와 정부 정책 수혜 기대는 여전히 유효할 것이란 분석이다. 반도체·조선 등 이익 기여도가 높은 주도 업종이 조정받는다면 이를 매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를 3200~3500선으로 제시했다. 직전주 마지막 거래일 종가(3445.24) 대비 최대 상승 여력은 약 1.59%에 불과하다. 코스피지수가 이달에만 단숨에 8.14%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단기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욕구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 증권사 나정환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급격히 상승한 점을 감안할 때 차익 실현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코스피지수의 상승 탄력을 통해 하반기 강세 압력은 확인했다"면서도 "단기 급등에 따른 리스크 관리 역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 코스피지수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1.27배로 지난해 고점(11.14배)을 웃돌고 있다"며 "코스피지수 3400선 이상에서는 추격 매수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가 시작된 데 따른 기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국내 증시로 대거 유입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는데, 여전히 코스피에서의 지분율은 33%대 수준으로 코로나19 이전(35~39%)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정부의 정책 기대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15일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를 열고 인공지능(AI)·자율주행·로봇 등 신산업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 완화를 논의했다. 이에 따라 향후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원본 영상 데이터 활용이 허용되고 실증 지역이 확대될 예정이다. 로봇 산업에서는 주차·건설 등 활용 분야의 기존 규제를 재정비할 예정이다. 이는 AI 소프트웨어·자율주행·로봇 등 신산업 관련주의 주가 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증권업계 예상이다.
나 연구원은 "금리 인하와 국내 정책 모멘텀(동력)에 따라 증시는 내년까지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증시에서 주가가 덜 오른 헬스케어·소프트웨어 등 성장주가 상대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한·중 관계 개선 기대감도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나 연구원은 "시진핑 주석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참석 가능성과 중국인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 재개를 앞두고 한중 관계 개선 기대감이 확대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호텔·카지노·화장품 업종이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수혜 대상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오는 23일 예정된 '반도체 풍향계'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실적 발표도 시장의 관심사다. 이경민 연구원은 "최근 AI 인프라와 범용 반도체의 업황 개선 전망이 고조된 만큼 마이크론의 실적 및 가이던스(전망치)에서 시장의 기대감과 모멘텀 지속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 속 최근 연출된 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여전히 저평가받고 있고 상대적으로 소외된 자동차, 인터넷, 제약·바이오, 2차전지 중심의 트레이딩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며 "반도체와 조선 등 하반기 이익 기여도가 높은 주도 업종은 조정 시 저가 매수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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