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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잠수함 위협…"벽시계가 손목시계보다 만들기 쉽다" [외교안보 딥터뷰]

입력 2025-09-22 11:49   수정 2025-09-22 13:39



북한이 최근 러시아 퇴역 원자력 잠수함의 소형 원자로를 뜯어서 수입했다는 첩보가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밀착한 정황상 개연성이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북이 핵잠수함을 완성하면 동북아 지정학적 구도를 뒤흔들 '게임 체인져'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가정을 거듭한 최악의 경우 미국이 북과 직접 협상하고, 한국은 김정은의 위협에 굴복해 끌려다닐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국내 잠수함 전문가인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의 의견을 들어봤다. 현재로선 북한의 원자력 잠수함 완성이 쉽지 않다고 그는 진단했다. 북의 위협을 과장 해석하는 것은 북한의 플레이에 놀아나는 셈이며 북한을 도와주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다만 북한이 어떤 식으로든 원자력 잠수함을 완성한다면 안보에 큰 위협이 되며, 러시아가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면 위협 현실화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된다.

최 소장(예비역 대령)은 해군사관학교(40기)를 졸업하고 임관해 독일에 파견돼 해군 잠수함 도입에 참여했고, 1800t급 잠수함 손원일함의 초대 함장을 역임했다. 모교에서 잠수함 공학을 가르치고, 잠수함 학회를 이끌고 있다. 유튜브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북한이 건조중인 핵 잠수함은 어떤 것인지? 건조가 실제 진행중이라면 어느정도 규모인지?

"지난 3월 북한이 조선소에 있는 ‘전략핵잠수함’(SSBN)을 일부 공개했는데 실제 건조 중인지 껍질만 있는지 모릅니다. 2019년도에도 조선소에 크레인이 있다. 핵잠수함 건조 조짐이 있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우려가 다 맞았다면 2021년도에 북한 핵잠수함이 나왔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북한의 핵잠수함 사진은 두 장밖에 없고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 부분만 찍은 사진입니다. 다만 추측은 할 수는 있습니다. 선체 지름이 12.5m 정도 되는데 보통 SSBN의 장폭비(배의 폭과 길이의 비율)는 12~13정도 입니다. 중국 진(晋)급 잠수함(094형 잠수함)의 선체 지름이 13m, 길이가 130m 정도고 수상배수량은 8000t급입니다. 그래서 북한 것 역시 수상배수향 8000~1만2000t 정도로 추정됩니다"

▶러시아에서 폐원자로를 들여왔다는 게 사실이라면 북한 핵잠수함에 활용할 수 있나요?

"퇴역 원자력 잠수함에서 떼어낸 원자로를 쓸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처리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도 원잠용 원자로를 처치하지 못해 부두에 띄워놓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서방 기술을 도입해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할 정도입니다. 최초 만들어져서 30년이상 된 것을 퇴역시켜 저장해 방치한지도 몇 십년 된 것들입니다. 재활용한다면 상당히 어려운 영역일 것이며, 쉽게 가능했다면 러시아가 이미 했을 것입니다. 기술적으로 완전히 불가능한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폐원자로를 재활용한다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북한의 러시아 원자력 잠수함 폐원자로 도입에 따라 우려되는 점은?

"설계도만 있는 것보다 실제 물건을 보며 만드는 게 더 쉽습니다. 러시아가 일단 북한의 원잠 건조에 어떤 형태든 도움을 준다는 게 우려스럽습니다. 다만 러시아가 가장 확실하게 도움을 주는 방식은 쓰던 잠수함을 주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원자로만이라도 직접 만들어주고 관리도 해주는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는 미국과 호주가 하는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 안보동맹)의 모델입니다. 현재로선 이런 방법 대신 폐원자로를 준 것이라면 가장 낮은 수준의 지원입니다. 북한이 러시아 원자로를 역설계해서 제작하는 상황이라면 10년 이내에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 전력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북한이 초대형 잠수함을 만드는 게 어렵다고 보시는지?

"큰 잠수함이라고 해서 절대적으로 만들기 어렵지 않습니다. 벽시게 만드는 게 손목시계 만드는 것보다 쉬울 수 있습니다. 동일한 공격잠수함이라고 해도 초대형 핵잠수함이 오히려 정교하지 않습니다. 다만 핵을 연료로 쓰려면 원자로의 배관과 용기가 중요합니다. 물 배관은 터져도 되나 원자로는 2중3중 안전장치가 있어야 합니다. 원자로를 담을 수 있는 용기는 아주 특별해야 하며 고급기술입니다. 원자로 시스템에 대한 기술이 있어야 하며 북한이 혼자 러시아 기술을 현실화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 북한이 원자력 잠수함을 완성한다면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러시아에서 기술자들을 파견해 북한의 원자로 설계와 제작을 도와준다면 핵잠수함 건조가 급물살을 탈 수 있습니다. 잠수함은 조악해도 잡기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시끄럽고 소음이 크다고 해도 잡을 확률이 좀 높다는 것이지 쉽게 잡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도 잠수함 소음을 줄이려고 할 것이고 현실화가 되면 디젤 잠수함보다 은밀성을 가질 것입니다. 북극성과 같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할 수 있기 때문에 안보에 큰 위협이 됩니다"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핵 우산이 흔들릴 수 있을까요? 바꿔말하면 지금까지 국내에선 김정은이 미국의 핵 보복이 두려워 한국에 핵을 사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얕봤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잠수함으로 미국에 핵 보복을 할 수 있다면 상황이 달라진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가정이지만 안보에 위협이 됩니다. 북한 잠수함은 수직발사관을 갖춰 북극성과 같은 SLBM을 탑재할 수 있습니다. 과거 북극성 1형. 3형을 발사시험했고(4.5형은 퍼레이드에서만 공개)지금까지 시험발사를 분석하면 미사일이 3000~5000㎞는 간다고 보입니다. 플랫폼이나 탄두 기술에 문제는 있지만 위협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북한이 원자력 잠수함을 확보한다면 근해나 러시아 해역에만 머물지 않고 태평양 쪽으로 진출할 것입니다. 활동 영역이 넓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심지어 미국 본토 가까이도 갈 수 있습니다. 본국과 교신에도 큰 어려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SSBN은 발사 명령만 받을 수 있으면 되는데 위성이 아니라도 저주파 통신을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 당장 위협이 되는 북한의 잠수함은 어떤 것이 있나요?

"북한의 재래식 잠수함은 러시아에서 도입한 낡은 로미오급 잠수함이 20척 정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일부 못쓰게 된 것도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일부는 현대식으로 개조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북극성 SLBM을 발사한 8.24영웅함이 있고, 선체를 대폭 키운 김군옥 영웅함이라는 게 있습니다. 김군옥 영웅함은 2023년 9월 6일에 진수를 했습니다. 진수하고 나면 시운전과 수압시험. 탈출 구조시험 등 해야할 것이 매우 많습아 1~2년 정도 시험을 예상을 했는데 실질적인 시험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했다면 북한이 선전을 했을 것입니다. 진수식 할 때 김정은이 “김군옥 영웅함은 한척으로 끝나는 게 이나고 이를 표준형으로 모든 로미오급을 개수한다"고 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개된 것이 없고 상당한 기간을 잠수함이 상가대 위에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계획 차질이 있다고 보입니다. 계획이 실패에 가깝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공격하기 위한 무기인 핵 어뢰와, 전술핵 탑재 순항미사일 등의 위험성은?

"잠수함의 주 무장은 어뢰입니다. 수직 발사 체계도 불완전하다고 보이지만 해상에서 8.24 영웅함을 통해 2021년과 2023년 3월 등에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북한이 구현하려고 하는 유도탄이나 무인 체계는 서방기술에 비하면 하급 기술힙니다. 기술이 보편화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조악한 무기 체계지만 그 안에 핵무기를 넣을 수 있기 때문에 대단히 위험합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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