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롯데카드의 신용도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18일 297만 명의 롯데카드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데 따른 후속 조치다.해킹사태 수습 과정에서 투입되는 비용이 롯데카드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겠다는 게 신용평가사들의 방침이다. 한기평 관계자는 “카드 재발급, 연회비 면제 등 고객 지원 비용이 상당한 수준”이라며 “과징금과 피해보상액 규모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객 이탈 역시 신용도 판단의 핵심 지표로 꼽힌다. 롯데카드는 2019년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뒤 개인 회원 수가 2020년 731만 명에서 지난해 6월 807만 명으로 늘어났다. ‘몸값’을 올리기 위한 고객 모집에 주력한 결과다. 하지만 해킹사태로 고객 이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18일 약 24만 장에 달하는 재발급 신청이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해킹사태 파장이 확대되면 현재 ‘AA-’(안정적)인 롯데카드 신용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한 단계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회사 특성상 신용도 강등이 자금 조달 부담 확대와 직결된다는 점이다. 통상 카드사는 주로 여전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신용도가 떨어지면 더 많은 이자를 내고 여전채 발행에 나서야 하는 구조다. 즉 ‘해킹 사고에 따른 수익성 악화→신용도 하락→이자 부담 심화→신용도 추가 강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뜻이다.
내년부터 5조원에 가까운 여전채 폭탄이 도래하는 것도 부담이다. 내년 롯데카드 여전채 만기 규모는 4조7200억원에 달한다. 7개 전업 카드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2027년에도 4조5600억원에 달하는 여전채 만기가 돌아온다. 신용도 강등이 현실화하면 만기 여전채 차환에 따른 이자 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롯데카드 이자 비용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롯데카드 이자 비용은 8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다. 전체 비용 가운데 이자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15.8%에서 지난 3월 28.5%로 확대됐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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