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상황에 따라 매니저가 종목과 비율을 적극적으로 조정하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 상장돼 있는 액티브 ETF는 전체 순자산은 2020년 말 기준 2조 원에서 2025년 9월 기준 82조 원으로 40배가량 증가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트렌드와 글로벌 흐름을 민첩하게 포착하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젊은 매니저들을 만났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MZ(밀러니얼+Z) 세대 펀드매니저인 김주연·심주현·양희창 매니저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시장과 산업 흐름을 선제적으로 포착해, 기민하게 대응하며 장기적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액티브 ETF 운용의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 각자 맡고 있는 분야를 간단히 소개해 달라.
심주현 매니저(이하 심 매니저) “‘코액트(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ETF’를 운용하고 있다. 주요 펀드가 바이오 헬스케어 중심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분야를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는 인구 고령화와 함께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다. 치료 영역도 다변화돼 과거 항암제 위주에서, 최근에는 비만 치료제와 뇌 관련 신약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들이 바이오 산업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글로벌 투자 관점에서도 큰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양희창 매니저(이하 양 매니저) “주로 해외 주식 액티브 ETF를 운용하고 있다. 현재 ‘KoAct 글로벌AI&로봇액티브ETF’, ‘KoAct미국나스닥성장기업액티브ETF’, 그리고 최근 상장한 ‘KoAct팔란티어밸류체인액티브 ETF’를 담당하고 있다. 나스닥 액티브 ETF는 전략형으로 운용하면서 바이오, 소비재, 방어주 등 다양한 섹터를 포함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나스닥 지수 대비 초과 성과를 내는 것이다.”

김주연 매니저(이하 김 매니저) “국내 주식형 ETF인 ‘KoAct K수출핵심기업TOP30액티브ETF’를 맡고 있다. 저희 하우스의 기본 투자 철학은 세상의 변화에 투자하는 것이다. 제가 운용하는 ETF는 세계적 트렌드 속에서 특히 국내 산업 경쟁력이 높은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과거 주도 산업 대부분이 수출 중심 기업에서 나오듯, 저희도 글로벌 수요와 트렌드에 맞춰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수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굴하고 투자한다.”

- 액티브 펀드의 매력은 무엇인가.
김 매니저 “정보가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서, 패시브 ETF가 포착하지 못하는 산업 변화나 트렌드를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상장 직후 몇 배씩 급등한 기업도 패시브 지수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액티브 ETF는 적극적으로 포트폴리오에 반영해 알파를 창출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액티브 운용은 단순 지수 추종을 넘어 기민한 대응과 투자 기회 포착이 가능하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상장된 액티브 ETF의 상당 수가 비교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양 매니저 “국내 투자자들이 나스닥 지수를 혁신 산업 대표 지수로 많이 보는데, 시가총액 기반의 패시브 지수는 기술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현재 나스닥 상위 기업 중 일부는 인공지능(AI) 기술에서 뒤처져 있음에도 톱3 비중으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저희는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주도 기업을 빠르게 분석하고 포트폴리오에 반영한다. 실제로 출시 6개월 만에 나스닥 지수 대비 약 1800bp 초과 성과를 내고 있다.”
심 매니저 “예를 들어, 저희 펀드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기업 중 하나는 에이비엘바이오다. 이 회사는 올해 4월 초, GSK와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저희는 1월과 4월에 진행된 회사 간담회와 발표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며, 기술력이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초기 4% 정도였던 비중을 단계적으로 늘려 현재는 약 12~13%까지 올렸다. 이는 패시브 ETF와 비교되는 액티브 운용의 강점이다. 단순 지수 추종이 아니라, 기업별 이벤트와 기술 성장 가능성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매니저 “패시브 지수는 통상 연 1~2회 리밸런싱을 하지만, 저희는 기업별 이슈가 발생하면 상시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KoAct K수출핵심기업TOP30액티브ETF’는 수출 데이터를 100% 반영한 지수를 기준으로 삼지만, 최근 급격히 성장하는 기업은 지수 리밸런싱 이전에도 선제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이는 단순 지수 추종이 불가능한 정성적 판단과 매니저의 운용 역량이 결합된 결과로, 실제로 7월 8일 상장 후 두 달 만에 지수 대비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 운용 펀드의 ‘톱5’ 종목 선정 배경이 궁금하다.
심 매니저 “톱5 종목은 자주 바뀌는데, 현재 저희 펀드 톱5 종목은 에이비엘바이오,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이다. 공통적으로는 과거 실적과 신뢰도, 향후 성장 가능성을 모두 고려했다. 에이비엘바이오 등 신약 개발 바이오텍은 단순히 회사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하지 않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투자 포트폴리오, 최신 기술 투자 흐름 등도 참고해, 해당 분야에서 특출나게 잘하는 국내 기업이 있는지를 평가한다. 과거 레코드가 탄탄하고 꾸준히 성과를 쌓아 온 기업일수록 투자 매력이 높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팜은 현재 신약 개발보다는 실적 측면에서 안정성과 성장성이 뛰어난 기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1.8조 원 규모 수주 공시가 있었고, SK바이오팜도 2분기 실적이 매우 양호했다.”
양 매니저 “톱5 종목 중 현재 특히 눈여겨보는 기업은 블룸에너지와 팰런티어다. 블루에너지는 최근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수소연료전지를 통해 단기간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기존 원전이나 복합화력 발전 설비는 건설과 납품에 수년이 걸리지만, 블루에너지의 솔루션은 6개월 내 설치가 가능해 현재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수주가 몰리고 있다. 올해 7월 오라클 대규모 발주를 시작으로, 내년 미국 정부의 세액공제 혜택까지 더해지면 관련 수주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된다. 팰런티어는 AI 기업 중 드물게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는 사례다. 엔터프라이즈 AI 도입으로 실제 투자수익률(ROI)이 나타나며, 기존 고객사에서는 프로세스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산업·국가 구분 없이 폭넓게 적용 가능하며, 초기 시장에서의 압도적 기술력과 성장성을 감안할 때 장기적 프리미엄이 정당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매니저 “저희 펀드의 톱5 종목에는 주로 미용·의료기기, 조선, 방위산업 관련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미용·의료기기 부문은 글로벌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사람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는 끝이 없고, 한국은 미용과 성형 강국으로서 품질 대비 가성비까지 갖추고 있다. 조선·방산 부문 역시 전통적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 무기가 성능 대비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고 중립적인 외교 이미지 덕에 다양한 국가에서 선택받고 있다. 조선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미국 군함 수출까지 이뤄지고 있다."
- 수출 데이터를 활용한 국내 ETF가 독특한 콘셉트로 보인다.
김 매니저 “국내 종목 중 꾸준히 팔릴 수 있는 게 무엇일까를 생각하다, 단순히 섹터로 접근하기보다는 주도 산업을 중심으로 ETF를 구성해보자는 생각에서, 수출 데이터에 접근했다. 저희 ETF는 수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장성이 높은 국내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흔히 수출하면 반도체나 자동차를 먼저 떠올리지만,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산업보다 성장 초기 단계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이 상위권을 차지한다. 예를 들어, 파마리서치는 한국 강남 지역 피부과에서 리쥬란 시술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외국인 관광객까지 유입되면서 글로벌 트렌드에 맞춘 성장성이 높다. 삼양식품은 ‘블랙라면 챌린지’ 같은 유행을 통해 해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수출 데이터를 통해 성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월별 관세청 수출 데이터를 지수화해 실적 시즌보다 빠르게 트렌드를 포착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현재(9월 10일) 기준으로 약 12%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10~11월 실적 시즌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기존 절대 금액 기반 투자와 달리, 성장률이 높은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점이 이 펀드의 차별화 포인트다.”
- 시장은 언제든 조정이나 급락이 올 수 있는데, 어떻게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나.
양 매니저 “액티브 ETF는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지난 2월 나스닥 ETF를 출시한 후 무역전쟁 우려로 나스닥이 급락했지만, 저희는 즉시 비중을 조정해 빅파마나 필수 소비재 기업 비중을 늘렸다. 그 결과 4월 중순까지 나스닥은 줄곧 내리막인 데 비해 펀드는 지수 대비 초과 성과를 기록했다. 단순 지수 투자가 겪는 손실을 피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운용팀의 실시간 리서치와 대응력 덕분이다."
김 매니저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단기 매매 성향이 강하다. 반면 해외, 특히 나스닥에는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도 주도 산업과 주도주에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주도주는 시장이 흔들릴 때 함께 조정을 받더라도 회복 속도가 빠르고, 결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자리를 굳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상품일수록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기보다는 주도 섹터를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바이오 섹터는 조금 다른 차원의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심 매니저 “바이오 섹터 투자의 핵심은 글로벌 트렌드를 읽는 데 있다. 예를 들어 대형 제약사가 특정 기술이나 회사를 적극적으로 인수한다면, 이는 단기 수익이 아니라 3년 뒤 몇 배 성장을 내다보고 투자하는 것이다. 개인투자자도 이런 흐름을 알고 접근하면 훨씬 마음이 편해질 수 있다. 다만 단기 변동성에 대한 두려움은 결국 비중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100만 원 중 1만 원을 투자하면 손실이 커도 타격이 적지만, 50만 원을 넣으면 작은 조정에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저희 같은 액티브 ETF 운용은 바로 이런 점을 고려해, 시장 상황에 따라 비중을 조절하며 운용한다. 개인투자자도 마찬가지로 장기적인 전망을 보되, 자신의 자산 상황에 맞게 비중을 조절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펀드가 개별 종목에 비해 수익 속도가 더디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펀드보다는 직접투자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많은데.
양 매니저 “투자 스타일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액티브 ETF의 장점은 매일 포트폴리오를 공개한다는 점이다. 저희는 매일 리서치와 운영 회의를 통해 어떤 기업이 향후 미래의 주도주가 될 수 있을지, 어떤 기술이 시장을 이끌지를 검토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도 저희 포트폴리오, 특히 ‘톱5’ 종목을 참고해 ‘왜 이 종목을 담았을까’를 고민해본다면 훨씬 효율적으로 투자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 매니저 “저희 세대 펀드매니저들은 코로나19 장세, 밸류업 정책 등 굵직한 변곡점을 직접 경험하면서 공격적 투자와 방어적 투자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온 것 같다. ‘지수가 계속해서 상승할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과거 박스권에 갇혀 있던 코스피가 밸류업 정책 효과로 외국인 자금까지 유입되면서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다만 무엇을 살 것인지는 투자자의 성향에 달려 있다. 예컨대 국내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잘하는 기업에 집중하고 싶다면 K-수출 ETF가, 안정성과 배당을 원한다면 배당성장 펀드가, 글로벌 테마를 원한다면 나스닥 액티브 ETF가 대안이 될 수 있다.”
- 주니어와 시니어 매니저 간 투자 관점에서 차이나 의견 충돌은 없나.
김 매니저 “아주 큰 충돌이라기보다 ‘시각의 차이’라고 보는 게 맞다. 시니어 매니저들은 연륜과 경험이 풍부하지만 한 기업을 오랜 기간 지켜보다 보니 변화의 순간을 놓칠 때도 있다. 반대로 주니어 매니저들은 현장을 많이 뛰고 기업 탐방을 자주 하기 때문에 새로운 트렌드나 변화를 더 빨리 감지하기도 한다. 회의 과정에서 펀더멘털을 함께 검토하며 절충점을 찾고 있다. 이런 토론 과정이 즐겁기도 하고,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심 매니저 “꼭 세대다운 접근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저희가 가진 장점은 고정관념에 덜 얽매인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국내 바이오텍이 성공할 수 있겠어?’, ‘우리나라에서 음악을 수출한다고?’ 같은 편견이 있었다. 하지만 K-팝이나 K-컬처가 세계적인 시장을 만든 것처럼, 산업의 변화는 어느 순간 현실이 된다. 저희는 이런 신호를 좀 더 열린 자세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분야에도 발 빠르게 접근하려고 한다. 물론 젊은 세대 특유의 빠른 수용이 때로는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예컨대 스테이블코인 같은 자산은 성장성이 크지만, 잘못 들어가면 단기간에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이런 부분은 보수적인 시각과 교차 검증을 통해 균형을 맞추고 있다.”
수익률에 대한 부담이 크진 않나.
김 매니저 “매일의 성적표가 나오고 순위가 매겨지기 때문에 긴장을 안 할 수는 없다. 당연히 종목에 대한 확신이 있지만 틀릴 때도 많다. 그럴 때 시니어들이 기다려주고 지켜봐주시는 게 큰 힘이 된다. 그렇게 포지션을 조절하고 목표주가를 설정하면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구조다. 실적 압박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관 투자가는 개인 투자보다 훨씬 긴 호흡으로 시장을 바라볼 수 있는 것 같다.”
심 매니저 “회의에서 자신 있게 의견을 말한다는 건 그만큼 확신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결과가 안 좋으면 스트레스를 받긴 하지만 나름대로의 확신을 가지고 의견을 냈고, 사람들이 따라줬다면 생각보다 스트레스는 크지 않다. 오히려 아무리 강하게 말해도 안 들어주면 그게 더 스트레스 아닐까.”
-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좋은 정보가 필요하다. 어디에서 정보나 영감을 얻는 편인가.
심 매니저 “기업 미팅, 주가 차트, 애널리스트 자료 등 전통적인 금융 정보를 활용하는 동시에 경제, 시사, 과학 관련 유튜브 채널이나 최신 미디어까지 폭넓게 참고한다. 단순 주식 방송보다는 경제, 시사,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보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트렌드를 얻는 편이다.”
양 매니저 “MZ세대의 차별화 포인트 중 하나는 정보 습득 경로가 다양하다는 점이다. 기존 금융 정보뿐 아니라 레딧, X(구 트위터) 같은 커뮤니티, 해외 미디어 등 다양한 소스를 통해 빠르게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해외 기업을 주로 보는 만큼 줌 미팅을 하거나 산업 데이터 분석, 기업 실적 발표 자료를 열심히 분석하는 편이다.”
김 매너저 “글로벌 트렌드 지표나 플랫폼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수출 데이터 외에도 구글 트렌드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검색하는지, 스포티파이 차트나 유튜브 조회 수, 틱톡 샵 판매 데이터 등을 통해 글로벌 관심도와 소비 패턴을 파악한다. 다양한 플랫폼 데이터를 활용하면, 시장 트렌드를 더 빠르게 포착할 수 있다.”
심 매니저 “요즘은 AI를 활용해서 정보 수집과 분석 효율을 많이 높이고 있다. 매일 아침 중요 뉴스 10개를 요약해 달라고 AI에 요청해 받아보거나, 해외 기업 콘퍼런스콜 스크립트를 분석해서 필요한 내용을 빠르게 확인하는 식이다. 예전에는 직접 듣거나 읽어야 했지만, 이제는 AI가 자동으로 정리해주니까 업무 효율이 훨씬 높아졌다. 저희 세대가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편이다.”
- 미국 쏠림, 빅테크 중심 구도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나
양 매니저 “인터넷 등장 이후 승자독식 구조가 더 뚜렷해졌다. AI 같은 신기술도 등장하자마자 빠르게 시장에 적용되면서, 산업 변화에 따른 실적 변화가 매우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로서는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어, 이 두 나라의 1등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는 구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주도주는 고정되지 않고 변화한다. 예를 들어 지금은 엔비디아가 대표적 주도주지만, 에지 컴퓨팅이나 맞춤형 AI 칩의 확산으로 브로드컴 같은 2등 업체가 부각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서비스 기업이나 신생 AI 기업이 주도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 요즘 국장이 ‘불장’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향후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김 매니저 “아직 코스피는 여전히 저평가 구간에 있고,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기수익률(PER) 기준으로도 글로벌 대비 밸류업 여력이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방산, 조선 등 시가총액을 끌고 가는 핵심 산업들의 펀더멘털이 견조하고, 실적과 수출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단순한 거품이 아니다. 정부 정책이 적절히 뒷받침된다면, 지수는 상방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한다.”
- 각 영역에서 차세대 주도를 꼽아본다면
김 매니저 “저는 앞으로도 ‘이름 있는’ 한국 기업들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 특히 글로벌 수요가 늘고 있는 미용·의료기기 분야는 성분과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 역시 K-팝과 콘텐츠 수출을 통해 빠르게 확장되고 있고,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서도 한국의 의료기기 수요가 급성장하고 있다. 엔터와 K-뷰티 산업을 특히 주목한다.”
심 매니저 “바이오 산업의 경우 좋은 약이 있으면 전 세계로 진출할 수 있다. 시장 규모와 약가 수준을 고려하면 미국이 가장 큰 시장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미국이 중심 시장이 될 수밖에 없다. 동시에 중국도 바이오 산업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기존 글로벌 기업이 잘하는 분야를 분석하고 거기에 한국만의 기술이나 플랫폼을 더해 시장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주가 측면에서 보면 한국 바이오가 미국 시장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기도 했다.”
양 매니저 “AI 산업은 세 단계로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AI 인프라, AI 서비스, AI 로봇 순으로 산업 국면이 진행될 것인데, 과거 인터넷 산업의 흐름과 유사하게 주도 기업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AI 추론 수요가 예상보다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사용자가 늘고, 질문량과 컴퓨팅 파워 사용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저희가 팰런티어를 주목하고, 별도의 펀드를 출시한 것도 단순히 개별 기업으로서의 성장 가능성 때문만이 아니라, 엔터프라이즈 AI 생태계 전체에서의 역할과 파트너십 구조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팰런티어는 자체 AI 인프라나 거대언어모델(LLM)을 보유하지 않고, AI 애플리케이션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며 오라클 등과 협력해 엔터프라이즈 AI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이런 구조 덕분에 팰런티어와 파트너 기업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 내년 이후 AI 생태계에서 서비스 기업 중심으로 차세대 주도주를 찾고 있다. 자율주행 서비스 기술을 갖춘 테슬라도 유망한 후보로 보고 있다. 테슬라는 기술 구현 방식과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큰 우위를 보이고 있어,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선두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 만약 개인투자자라면, 상대방이 운용하는 상품 중 어떤 것에 투자해보고 싶은지.
심 매니저 “현재 글로벌에서 가장 중요한 테마는 AI라고 생각한다. 저도 평소 많이 활용하고 있고, 수치로도 그 중요성이 드러나며, 장기적으로 산업과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테마라고 보기 때문에 AI 관련 투자를 먼저 고려할 것 같다.”
양 매니저 “개인적으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세 번 봤다. 한국 코스피 지수가 5000까지 갈지에 대한 확신은 없지만, 한국 내에서 외화벌이를 하는 특정 분야 기업들은 분명히 있다. ‘KoAct K수출핵심기업TOP30액티브ETF’가 이런 기업들을 모아 놓은 종합 선물세트 같은 느낌이다. 방산, K-뷰티, 반도체 HBM 등 새로운 주도주를 모아 놓은 투자 솔루션이라고 본다.”
김 매니저 “‘KoAct K수출핵심기업TOP30액티브ETF’는 실적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하는 전략이라면, 바이오는 미래의 꿈, 기술과 성장성을 평가해야 하는 영역으로 성격이 조금 다르다. 수출주와 바이오를 함께 보면 한국 시장을 거의 완벽하게 커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현주 기자 | 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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