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태국 현지 경찰에게 파타야 풀빌라에서 붙잡힌 대규모 사기 조직원들이 국내로 송환됐다. ‘룽거 컴퍼니’라 불린 이 조직은 보이스피싱부터 로맨스스캠까지 각종 사기 범행을 일삼으며 1년간 200억원 이상의 피해를 양산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태국 파타야에서 활동하던 대규모 피싱 조직원 25명을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검거해 이 중 21명을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외 태국에 구금중인 총책 A씨(31) 등 9명은 국내 송환을 추진 중이다. 중국 국적의 A씨는 태국에서 '룽거 컴퍼니'라는 대규모 피싱 조직을 만들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피해자 878명으로부터 약 210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룽거 컴퍼니는 총 36명 규모로, 엄격한 위계질서를 갖춘 채 체계적으로 움직였다. 총책 A씨는 숙소와 사무실을 관리하고 범죄수익을 총괄했다. 본부장 3명은 조직원들에게 수당을 지급하며 관리·감독을 맡았는데, 이 가운데 2명은 중국인이었다. 중국인 본부장 2명 중 1명은 검거되지 않았고, 1명은 중국으로 추방됐다.

그 아래에는 네개의 팀이 운영됐다. △로맨스스캠 △로또 보상 코인 사기 △검찰 등 기관 사칭(보이스피싱) △군부대 사칭 노쇼 사기팀 등이다. 각 팀마다 팀장이 있었고, 팀원들은 피해자와 직접 대화하며 속이는 '채터' 역할을 담당했다.
조직은 팀원들의 외출·외박은 물론 휴대전화 사용, 심지어 화장실 사용까지 통제했다. 단체로 워크샵을 가거나 수익 성과가 높은 조직원에 대해서 포상을 하기도 했다. 범죄수익은 팀장이 30%, 팀원들이 15~18%를 가져갔으며, 나머지 절반 이상은 본부장과 총책이 나눠 가졌다. 팀원들은 매달 평균 500~1000만원 상당을 지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아버지가 주태국 한국 영사관에 아들의 감금 사실을 신고하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한국 영사관의 공조 요청을 받은 태국 경찰이 지난 6월 21일 파타야 풀빌라 사무실을 급습해 20명을 체포했고 김씨를 구출했다.

이후 한국 경찰청도 추가 수사를 위해 지난 7월 16일 공동조사팀을 현지에 파견했다. 경찰은 '룽거 컴퍼니'가 운영하던 사무실을 추가 확인해 조직원 9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조직원 5명은 국내로 자진 귀국한 뒤 검거됐다.
전문가들은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마련된 이 제도가 실효성이 낮아 실질적 피해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방민우 법무법인 민 변호사는 "배상명령 신청을 해도 피해자의 과실이 상계되기 때문에 90% 이상은 기각되기 마련"이라며 "인용되더라도 국고 환수액을 피해자 수로 나누는 방식이어서 실제 환급 금액은 전체 피해액의 5%에도 못 미친다"고 헸다.
범죄수익의 상당 부분을 가져간 중국인 본부장 2명이 송환되지 않으며 범죄수익 환수는 요원한 상태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그동안 모은 전 재산 1억4000만원을 잃고 카드론에다 제3금융권 대출까지 끌어다 쓰는 바람에 이제는 이자 갚기도 벅차다"며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하고 피해자들이 실질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다빈/김유진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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