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를 대표하는 모빌리티 부품 기업 에스엘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참여하는 등 로봇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에스엘의 로봇 기업 변신은 최근 국가 4대 인공지능(AI) 거점 도시로 지정돼 글로벌 AX(AI 전환) 연구개발 허브로 도약하려는 대구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는다.
에스엘은 지난해 첨단 로보틱스 기술을 적용한 현대로보틱스랩의 모빌리티 플랫폼인 모베드(MobED)의 3차원(3D) 라이다와 배터리팩을 수주하고 최종 위탁 조립 생산처로 선정됐다. 글로벌 램프 전문기업으로 축적해온 3D 라이다와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기술 덕분이다. 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 보행 로봇 스폿(SPOT)의 레그 어셈블리를 수주해 내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이에 앞서 2023년에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스트레치의 인디케이터 램프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에스엘의 로봇 사업 확대는 모빌리티 생산라인에 로봇과 제조AI, 피지컬AI를 도입해 생산력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로봇 수요 기업)기 위한 전략에서 나왔다. 또 이는 3D 라이다, 액추에이터, 자율주행로봇(AMR) 등 로봇(부품) 생산과 제조라인 적용 경험을 바탕으로 로봇을 자체 수급하고 장기적으로 공급하는 기업으로 변신하는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낳는다.
그는 “회사에서는 생산 제조라인에 꼭 필요한 로봇을 ‘쓸모 로봇’이라고 부른다”며 “모빌리티 생산에 최적화된 첨단 로봇을 자체 기술로 제작해 완성도를 높여나가고 이를 통해 모빌리티와 로보틱스 사업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스엘은 한·미 관세협상 이후 더 치열해질 원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로봇 개발과 AX는 물론이고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제조AI, 피지컬AI를 접목해 미래 다크팩토리(완전자동화) 시대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에스엘은 올해 로봇 기업 뉴로메카와 함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나섰다. 그는 “지금은 AMR로 시작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휴머노이드 로봇도 개발할 예정”이라며 “에스엘의 이 같은 노력은 제조AI와 피지컬AI를 강조하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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