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8월 18일, 대한민국 인공지능 3강 도약을 위한 새 정부의 인공지능(AI) 4대 거점도시에 대구가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1990년대 밀라노프로젝트 이후 번번이 무산돼온 대구의 산업 혁신이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지난달 18일 열린 국무회의는 수성알파시티에 인공지능 전환(AX) 연구개발 허브를 조성하고 AX 대표 도시 대구로 발돋움하기 위한 ‘지역거점 AX혁신 기술개발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의결했다.
이번 예타 면제는 전 산업의 인공지능 전환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AI 융합 최적지인 대구 수성알파시티를 중심으로 국가 차원의 AX 혁신기술 거점을 구축하고 전략산업의 AX를 가속하기 위한 사업이다. 새 정부 국정과제인 지역 산업 전반의 AX 대전환 실현을 위한 첫 번째 과제 중 하나로 의결됐다.
그동안 이번 사업 통과를 위해 3년 가까이 준비해 온 대구시는 물론 대구 산업계도 기대가 크다.
대구 경제계 한 관계자는 “대구가 1990년대 초반 추진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6840억원 규모의 밀라노프로젝트 이후 비SOC(사회간접자본) 사업으로는 가장 큰 규모의 정부 사업”이라며 “대구의 산업과 경제를 질적으로 바꾸는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이번에 꼭 성공시켜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자동차부품 산업을 중심으로 한 대구 경제가 한·미 관세 협상 이후 위기를 맞으면서 제조 경쟁력 강화와 미래 산업 발굴·육성이 초미의 과제가 된 대구시와 산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사업 성공에 대한 의지가 높다.
지난 10여 년간 로봇, 모빌리티, 의료, 전기·전자, 정보통신 기업들의 혁신을 지원해 온 대구 첨단정보통신융합산업기술원의 김현덕 원장은 “미래 산업 혁신을 꾸준히 추진해 왔기 때문에 전국 4개 거점 가운데 대구가 AX 도시로 변신할 잠재력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최운백 대구시 혁신성장실장은 “AI 원천기술에 강점을 지닌 과기정통부는 AX 표준모델 개발을, 현장 중심 기술 개발에 강점이 있는 산업부와 복지부는 AX 응용 솔루션과 제품 개발을 각각 담당한다”며 “다부처 사업으로 지정된 대구는 사업 전담부서가 많지만 오히려 AX 선도 모델 개발에 유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구시는 과기정통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사전 적정성 검토(사업 규모 적정성 등) 등 후속 절차에 공동 대응하고, 범부처 사업추진단도 구성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또 이번 사업으로 구축되는 AX 혁신 R&D센터와 DGIST 글로벌 캠퍼스 및 산업AX연구원이 수성알파시티를 중심으로 조성돼 대한민국 AI 3대 강국 실현의 핵심 거점이 늘어난다. 대구시는 이번 사업을 발판으로 로봇·바이오산업은 물론 뿌리산업부터 기계·자동차 부품·서비스업에 이르기까지 전 산업 분야에 AI 기술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뿌리산업은 AI 융합 무금형 등 핵심 공정에 AI를 도입해 설계-가공-검사 전 과정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품질과 경쟁력을 향상한다. 기계·자동차 부품 산업도 기존 내연기관 부품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 산업인 로봇 핵심 부품 및 SDV(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를 제어·관리하는 자동차) 관련 부품 개발에 집중해 미래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아울러 제조 공정에 AI 로봇을 도입해 대구에서 생산된 로봇과 AI 시스템이 다시 제조 공정에 활용되는 선순환 산업 구조를 구축할 방침이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과거 산업화 시대에 대구가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했던 것처럼 ‘AX혁신 기술개발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통해 대한민국이 글로벌 AI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고 대구도 유사 이래 가장 역사적인 산업 혁신과 전환의 모멘텀을 만들겠다”고 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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