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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3년 만에 45억달러 절감…IBM "본격적인 성과 내는 AI 시대 왔다"

입력 2025-09-21 14:21   수정 2025-09-21 14:28



“인공지능(AI)은 이제 실험 단계를 넘어 성과를 내야 할 시점입니다.”

한스 데커스 IBM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 본사에서 진행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AI와 자동화 기술을 인사, 구매, 영업 등 70여 가지 업무 영역에 적용해 지난 3년간 45억달러(약 6조원)의 효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많은 기업들이 AI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지만 투자 대비 수익률(ROI)은 아직 충분치 않다. 데커스 사장은 “한국의 AI 투자 ROI는 24%로 글로벌 평균(25%) 수준”이라며 “단순한 AI 도입을 넘어 지속가능성과 가치 창출로 이어지도록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IBM이 축적한 경험을 한국 기업들과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독자 AI에 특화형 모델 더해야

최근 한국 정부가 독자적 AI 모델 개발을 추진하는 데 대해 그는 “국가가 디지털 주권을 확보하려는 것은 당연하다”며 “한국의 전략에 100% 공감한다”고 밝혔다. 다만 “디지털 주권은 혼자 달성할 수 없고 정부와 기업이 역할을 나누는 파트너십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모델 개발뿐 아니라 각 기업·기관이 자기 데이터로 작은 특화형 모델을 만들어야 진정한 주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IBM이 내세우는 강점은 특화 AI다. 데커스 사장은 “미래의 은행은 거래, 개인금융(리테일 뱅킹), 인사 등 각 부문별로 소규모 AI 모델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며 “이 모델은 은행 자체 데이터를 학습해 만들어지고, 결국 해당 기업의 지적재산권(IP)으로 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규모 모델은 더 정확하고 비용 효율적이며 훈련도 빠르다”며 “IBM은 이런 모델 개발을 통해 고객이 AI 주권을 확보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IBM이 제시하는 또 다른 비전은 ‘에이전틱(Agentic) AI’다. 이는 자율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학습·추론하며 인간과 협업하는 지능형 에이전트 개념이다. 대표 사례가 ‘왓슨X 오케스트레이트’다. 여러 AI 에이전트를 조율해 복잡한 업무 절차를 계획하고 역할을 분배해 자동화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어도비·AWS·마이크로소프트(MS) 등 다양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1000개 이상의 제3자 에이전트를 통합할 수 있다.

데커스 사장은 “일부 기업들이 자사 생태계에 고객을 묶어두는 폐쇄적 플랫폼 전략을 강화하는 반면 IBM은 모듈형·개방형 생태계를 추구한다”며 “멀티 에이전트 협업이 향후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을 이끄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재 양성과 양자컴퓨터 청사진

AI 확산의 최대 과제로 그는 인재 부족을 꼽았다. 데커스 사장은 “IBM은 2026년까지 200만명, 2030년까지 3000만명을 AI 교육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무료 AI 강좌를 개설하고 대학·비영리기구(NGO)와 협력해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에서도 IBM은 중소기업 대상 디지털 역량 교육 사업자로 선정돼 인재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양자컴퓨터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는 “IBM의 로드맵은 2033년 이후까지 이어지지만, 상용화는 3~5년 안에 가능하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양자컴퓨터는 불안정한 큐비트를 활용하기 때문에 작은 진동이나 온도 변화만으로도 오류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현재 수준의 양자컴퓨터는 오류율이 높아 긴 연산을 안정적으로 실행하기 어렵다. 오류허용(fault-tolerant) 양자컴퓨터는 오류가 생겨도 전체 연산이 무너지지 않고 정상적인 결과를 내도록 설계된 컴퓨터로 상용화의 성패를 가를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데커스 사장은 “큐비트가 외부 환경에 민감해 오류가 쉽게 발생하기 때문에 오류허용 기술이 적용돼야만 안정적 연산이 가능하다”며 “IBM이 최근 발표한 ‘퀀텀 스타링(Quantum Starling)’은 2029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세계 최초의 대규모 오류허용 양자 프로세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슈퍼컴퓨터로 풀 수 없는 신소재·신약 개발, 새로운 배터리 설계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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