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계 석유 메이저업체 BP가 소위 ‘대왕고래’ 논란에도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의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한 것은 동해 유전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결과로 해석됐다. BP 같은 석유 메이저업체가 긍정적인 시추 결과를 내놓으면 동해 유전 개발 사업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BP가 2차 탐사 시추를 추진하면 여러 차례 시추공을 뚫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자원 개발 전문가는 “동해 가스전은 심해에서 시추공을 여러 개 뚫어야 해 딥워터 개발 부서를 갖춘 기업의 참여가 중요하다”며 “BP는 시추·탐사와 관련해 최고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BP 같은 석유 메이저가 시추에서 성과를 내면 지난해 6월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유전 개발 브리핑으로 촉발된 정치권 논란이 수그러들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BP는 지난 6월 3일 대선 이후 프로젝트 관련 자료 열람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탄핵 이후 치른 조기 대선 결과를 본 뒤 입찰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해석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BP는 단순히 자원 매장 가능성뿐 아니라 정부가 심해 유전 탐사를 추진할 의지가 있는지 확인한 후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애초 심해 가스전 개발에 부정적이던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석유공사가 별도 정부 재정 투입 없이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용인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2차 탐사 시추가 이뤄지려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본계약 체결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입찰 제안서를 토대로 투자 규모, 지분율, 운영권 등을 두고 협상할 예정이다. 우선협상자 선정 절차에는 통상 3~4주 걸린다. 석유공사는 이날 “올해 초 시추한 대왕고래에서 회수 가능한 가스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에 따라 BP 등이 참여 의사를 밝힌 2차 시추는 대왕고래를 제외한 나머지 6개 유망 구조에서 시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자원 개발 입찰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협상 과정에서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하는지가 성사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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