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린 보수 논객 찰리 커크와 마가(MAGA·미국 보수 진영)에 대한 강경 발언 후 ABC '지미 키멜 라이브(Jimmy Kimmel Live!)' 방송이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후속 프로그램 진행자로 등판한 존 스튜어트가 독재 행정을 풍자했다.
20일(현지시간) NBC, 할리우드 리포터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은 "스튜어트가 '지미 키멜 라이브'가 무기한 중단되면서, 목요일 밤 '데일리 쇼' 긴급 진행을 맡았다"며 "스튜어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언론의 자유란 대통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며 새로운 코미디를 선보였다"고 전했다.
키멜은 지난 15일 방송에서 "마가 집단이 찰리 커크를 살해한 범인을 자기들과 무관한 인물로 보이게 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해 보수 진영의 비판을 받았다.
이후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 브렌던 카가 ABC에 조처하겠다고 경고했고, 곧이어 ABC 계열사 다수를 보유한 넥스타 미디어는 "지미 키멜의 발언을 강력히 질타한다"며 '지미 키멜 라이브 편성을 무기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NBC는 이날 '데일리쇼'가 "수정헌법 제1조의 자유가 더욱 훼손된 시대의 코미디를 상상했다"며 "'애국심에 충실한 진행자' 스튜어트가 '정부 승인 '데일리 쇼''를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스튜어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백악관 인테리어를 연상시키는 배경에서 독재에 겁이 질린 채 돈을 벌기 위해 방송을 진행하는 연예인의 모습을 보여줬다. 스튜어트는 관객들에게 "재미있고, 유쾌하고, 행정부 규정을 준수하는 쇼"를 약속하며, 겁에 질린 척하며 "더 리더"를 비웃지 말라고 간청했다.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아버지(트럼프 대통령)는 전설적인 따뜻함과 광채로 영국을 빛내셨고, 앞을 활보하던 왕실 말보다 훨씬 위풍당당한 걸음걸이로 영국인들을 매료시켰다"며 "그는 매력과 지성, 그리고 페로몬으로 가득 찬 영국 안개처럼, 영국인들의 공기를 가득 채운 부인할 수 없는 카리스마로 영국인들을 매료시켰다"고 찬가를 이어갔다.
스튜어트는 트럼프에 대한 칭찬을 몇 분 동안 계속했고, 자신도 행정부 FCC 의장의 분노에 직면할까 봐 겁먹은 척하다가, 키멜을 언급하며 "어젯밤 미국에서 아주 유명한 토크쇼 진행자가 해고되는 것을 보았다"며 "키멜 씨, 언론의 자유가 영국에서 더 많이 침해받고 있습니까? 아니면 미국에서 더 많이 침해받고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스튜어트의 이런 진행에 대해 "검열에 대한 직접적이고 통렬한 독백이나 사려 깊은 연설 대신, 특유의 풍자적인 접근 방식을 취했다"고 TV인사이더는 평가했다.
'지미 키멜 라이브' 방송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미국작가조합(WGA)을 비롯해 할리우드 제작진과 관련 단체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WGA는 "우리의 생각을 말하고 서로 의견을 달리할 권리, 심지어 방해할 권리는 자유로운 국민의 핵심 가치이며, 이는 거부돼선 안 된다"며 "폭력으로, 정부 권력의 남용으로, 기업의 비겁한 행동으로 거부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지미 키멜 라이브' 방영 중단 결정에 반발했다.
미국음악가연맹(AFM) 회장 티노 갈리아르디는 성명을 통해 "이건 복잡한 문제가 아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FCC는 마음에 들지 않는 발언을 지적하고, ABC에 극심한 보복 조치로 위협했다. 이는 국가 차원의 검열"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