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주가 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여름철 성수기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았던 데다 여객 운임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 수요가 늘면서 이익 개선 효과를 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은 직전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19일 2.12% 내린 2만3100원으로 마감했다. 최근 한 달간 7.0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8.43% 급등한 것과 비교해 크게 부진했다. 아시아나항공도 0.52% 오르는 데 그쳐 코스피 수익률을 하회했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같은 기간 진에어(-4.54%) 제주항공(-2.07%) 티웨이항공(-0.74%) 등이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최근 여름 성수기를 거치면서 당초 기대보다 이익 개선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주가를 눌렀다. 게다가 9월은 비수기로 하반기 중 국제선 여객 수요가 가장 적은 달로 평가된다. 여름 성수기가 끝난 직후이면서 다가올 추석 연휴를 기다리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가장 크게 체감되는 변화는 여름 성수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이라며 "해외여행이 보편화할수록 여름방학과 휴가 시즌의 의미는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연초 발생한 항공기 사고에 더해 일본 대지진 괴담까지 맞물리면서 운임 하락세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지난 7월부터는 FSC도 LCC에 영향받아 운임이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다음달엔 최장 열흘간의 황금연휴를 앞두고 있음에도 투자심리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모양새다. 황금연휴로 인한 이익 개선 효과가 제한적인 데다, 연휴 이후로는 수요가 재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항공사 이익 측면에서 황금연휴 효과는 직관적이지 않다"며 "연휴 앞뒤로 수요 절벽이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휴에서 한 주만 지나도 오사카와 후쿠오카 LCC 운임은 7~8월처럼 10만원대로 떨어진다"며 "이미 한 번 꺾인 해외여행 사이클이 연휴 효과만으로 반등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달 말부터 중국 단체 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 허용으로 수요가 늘면 투자심리 측면의 긍정적 전환점이 마련될 것이란 게 증권업계 관측이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시행에 따른 중국 노선 수요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며 "항공 업종 전반적으로 3분기 실적 기대감은 낮추고 오히려 4분기 개선 흐름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추석과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효과가 기대된다"며 "한·중 간 무비자 효과가 지속되면 코로나19 이전 수준 이상의 중국 노선 매출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