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조선업계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쏘시스템의 버추얼트윈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실제 선박과 동일한 가상 모델을 통해 설계·제조·운항 전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는 기술은 단순한 디지털 도구를 넘어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어서다. 강화된 탄소 규제, 친환경 연료 엔진 개발, 글로벌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조선소들의 버추얼 트윈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다쏘시스템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은 선박 생산 전 과정을 디지털 시뮬레이션 상에서 구현하며 설계와 제조공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유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전통적인 조선 설계 소프트웨어(SW)의 역할이 도구에 머물렀다면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은 조선업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운영체제(OS)인 셈이다.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의 버추얼트윈 기술은 실제 선박과 동일한 가상 모델을 디지털 환경에서 구현하고 이에 실시간 데이터를 연동함으로써 가상의 선박에서 먼저 설계·제조·운영 시나리오를 테스트할 수 있다. 공정 속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자원 낭비를 줄이고 생산성과 안전성, 환경 대응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효과를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설계·제조·운항·유지보수까지 연결된 전 주기 디지털화, 실시간 협업으로 부서 간 단절 해소,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위한 생산 시뮬레이션·일정 최적화, 선박 운항 중 수집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성능 분석과 탄소 배출 저감 시나리오 도출 등을 시각화한다. 조선 산업의 디지털 전환(DX)을 구조적으로 설계하는 ‘생태계 파트너’로 기능한다는 게 다쏘시스템의 설명이다.다쏘시스템은 자사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이 이미 글로벌 주요 조선소들 중심으로 실제 성과를 입증하며 DX의 실질적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국영 선박업체인 나발그룹은 로리앙 조선소에서 다쏘시스템을 도입해 협업 설계가 가능한 디지털 모델을 구축했다. 가상 현실룸과 3D 안경을 활용해 설계 검토와 건조 과정의 최적화를 구현했다.
아시아에서는 인도선급협회가 다쏘시스템을 도입해 복잡한 해양 프로젝트의 성능과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IRS는 버추얼트윈을 활용해 선박 생애주기 관리를 강화하고 통합 플랫폼에서 디지털 서비스 범위를 늘려 선박 제작 작업 편의성을 높이는 데 활용했다.
유럽 대표 조선소로 꼽히는 독일의 마이어 베르프트는 다쏘시스템을 통해 ‘어디서 설계하든 어디서 건조하든(Design Anywhere, Build Anywhere)’ 전략을 도입했다. 3D 모델과 고정밀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설계 단계에서부터 생산·조립·시험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로 연결하며 건조 기간을 최대 수개월 단축했다.
프랑수아 자비에 듀메즈 다쏘시스템 조선·해양 부문 수석 부사장은 “조선업은 경쟁과 환경 목표 속에서 더 빠르고 스마트하며 지속가능한 방식으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며 “다쏘시스템은 버추얼 트윈 기술을 통해 설계 자동화, 오류 방지, 조선소 운영 최적화, 로봇 기술 도입, 공급망 협업 강화 등 조선업체가 디지털 전환을 실현하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정운성 다쏘시스템코리아 대표는 “한국 조선소들은 초격차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숙련 인력의 경험을 데이터화하고, 기계가 학습할 수 있도록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며 “마스가(MASGA) 등 글로벌 협력 환경 속에서 국내 조선소들도 기술을 고도화하고 AI 기반으로 초격차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파트너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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