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폰 사러 오픈런 때문에 서울 갈 필요가 없어졌어요." 그간 수도권에 집중됐던 신속 배송 서비스가 지역까지 확산하면서 '배송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아이폰 신제품이 제주도에서도 이른 아침에 배송된 건 처음이어서 배송 속도에 놀란 누리꾼들 반응이 쏟아졌다.
애플 '아이폰 17' 시리즈가 공식 출시된 지난 19일 국내 최대 애플 사용자 커뮤니티 '아사모'를 비롯한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른 아침에 제품을 받았다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특히 제주도에 거주하는 이들도 오전 8시경 집 앞에 도착한 아이폰 17이라면서 인증샷을 올렸다.

한 누리꾼은 "(제주도에 사는) 가족에게 선물로 보냈는데 벌써 도착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새벽 근무라 귀가하고 자면 와 있을 줄 알았는데 이미 도착했다"고 했다.
종전에는 애플스토어 매장이 수도권에만 몰려 있던 탓에 지방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은 신제품 출시일에 수도권 매장까지 찾아가 직접 줄을 서거나 배송을 기다려야 했지만, 출시 당일 아침 배송이 가능해지면서 지방 거주자들도 수도권과 다르지 않은 속도로 배송받게 됐다. 신제품 소비에서 지역 간 격차가 줄어든 것이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유통업계의 물류 투자 경쟁이 있다. 쿠팡은 지난 10년간 전국을 '쿠세권'(로켓 배송 가능 권역)으로 만들기 위해 30여개 지역에 100개가 넘는 물류 인프라를 구축했다. 쿠팡에 따르면 대한민국 인구의 70%가 쿠팡 물류센터로부터 10㎞ 반경 내에 거주하는 촘촘한 네트워크가 완성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쿠팡은 내년까지 전국 9개 풀필먼트센터에 3조원 이상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대형 이커머스 업체들 역시 지방 물류 거점을 강화하고 있다. SSG닷컴은 충청권과 영남, 호남권에으로 넓혔고, 컬리도 지난해 물류 센터를 확대하며 배송 가능 지역을 늘렸다. 배송 속도가 수도권을 넘어 '전국 단위 소비자 경험'으로 확산한 것이다.
이번 아이폰 신제품 출시 당일 새벽 배송이 된 제주도 역시 전국 물류 시스템의 핵심 거점으로 효율적인 배송망을 통해 내륙과 다름없는 신속 배송을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기존에는 통상적으로 '도서 지역에는 배송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안내 문구가 들어갔지만, 이런 배송 환경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도에서도 아이폰 17을 출시 당일 아침 받아볼 수 있게 된 것은 물류 인프라가 어떻게 고객의 삶을 혁신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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