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에서 파리, 귀뚜라미, 노끈, 약봉지 등 상상하기 어려운 이물질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위생 관리의 허술함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귀성객과 관광객들의 먹거리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8월)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내 식당과 카페 등에서 식품위생법 위반 사례가 총 20건 적발됐다. 연도별로는 2021년 3건, 2022년 10건, 2023년 4건, 2024년 2건이었으며 특히 2022년 한 해에만 10건이 발생했다.
위반 유형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이물질 혼입’으로 9건에 달했다. 이어 △식품 취급 위반 4건 △수질검사 부적합 2건 △조리 종사자 위생모 미착용 2건 △조리장 위생 불량 1건 등 다양한 문제가 드러났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충격적이다. 2022년 7월 문경휴게소 라면에서는 파리 사체가 나왔고 같은 해 11월 영천휴게소 공깃밥에서는 약봉지 상단 조각이 발견됐다. 덕유산휴게소 음료에서는 고체 이물질이 다수 혼입된 사실이 드러났으며, 2023년 8월 문경휴게소 유부우동에서는 귀뚜라미가, 2023년 10월 안성휴게소 국밥에서는 배추를 묶을 때 쓰이는 노끈이 섞여 나왔다.
안성휴게소 국밥 사건 당시 조리실장은 "과거에도 전처리 과정 중 우거지에서 노끈이 발견된 적이 있었다"고 밝혔고, 문제의 국밥이 끓던 솥 전체는 즉시 폐기됐다. 영천휴게소의 약봉지 혼입은 식기 세척 불량 때문으로 확인됐으며 해당 휴게소는 시정 명령받았다.
정희용 의원은 "추석 연휴에는 고속도로 휴게소 이용객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므로 먹거리 위생 관리가 더욱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며 "식약처, 도로공사, 지자체 등 관계 기관이 합동으로 점검과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역시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식품 안전 문제인 만큼 명절 연휴를 앞둔 지금이야말로 휴게소 위생 관리 실태를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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